현대캐피탈 체육관 특별한 나들이… 정태영 구단주, 이보미 등 초청
각종 트레이닝-재활 장비 체험, 서로 고민 나누고 선입견도 풀어
“배구선수들 자유로운 분위기 놀라” 서브-스파이크 배우며 즐거운 시간
“속도감 있는 배구 매력 알게 돼”
15일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숙소 겸 체육관인 충남 천안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프로로 뛰다가 유명 지도자로 변신한 이시우 코치(39)와 제자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의 이보미(32),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박현경(20), 배소현(27) 등 프로 골퍼들이 배구장 나들이에 나선 것.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4)을 비롯해 주장 신영석(34), 문성민(34) 등이 직접 나와 손님을 맞았다.
프로 골퍼와 배구 선수의 이색 만남은 정태영 현대캐피탈 구단주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평소 골프를 즐기는 정 구단주가 선수 육성, 데이터 분석 등에 관심이 높은 최 감독과 이 코치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국내 배구단 중 최고로 꼽히는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훈련 시설을 골퍼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담겼다.
이날 구단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골퍼들은 연습 코트는 물론이고 숙소,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 수중치료실, 재활치료실, 식당 등을 두루 둘러봤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수중 러닝머신 위에서 물살 세기를 조절하며 재활을 하는 수중치료실을 보고 골퍼들이 특히 놀랐다”고 말했다. 무릎의 근력을 점검하는 등속성 장비, 화면 속 게임을 따라 하며 코어 근육 훈련을 하는 짐 플레이트 등 각종 트레이닝, 재활 장비도 직접 체험했다. 이 코치는 “다른 종목의 훈련 시설을 살펴보는 게 쉽지 않은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에서는 스윙을 망친다는 이유로 한때 근력 운동을 꺼리기도 했으나 최근엔 배구 선수 못지않은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강한 체력을 키우는 게 유행이다. 그래서인지 이 코치를 비롯해 JLPGA투어 최고 인기 스타였던 이보미와 KLPGA투어 시즌 2승에 상금 선두를 달리는 박현경 등은 견학 내내 흥미롭게 지켜봤다.
프로 선수로서의 고민도 함께 나눴다. 개인 종목이면서 정적인 골프와 단체 종목이자 역동적인 배구는 얼핏 다르지만 의외의 접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 감독은 “퍼팅 직전의 압박감이 서브를 때리거나 공을 토스하기 직전의 압박감과 일정 부분 비슷하다는 걸 느꼈다. 멘털 관리 방법에 대해 골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신치용 전 삼성화재 단장(현 진천선수촌장) 등 배구인들은 소문난 골프 고수다.
서로에 대한 선입견도 허물었다. 이 코치는 “단체 종목은 규율도 강하고 분위기도 강압적일 거란 생각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데이터 분석도 생각보다 더 체계화돼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간단한 배구 레슨도 있었다. 문성민, 신영석이 나서 골퍼들에게 직접 스파이크, 리시브 방법을 지도했다. 처음으로 배구를 해봤다는 박현경은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그런지 팔에 알이 배겼다”며 웃었다. 배소현도 “네트(남자부 기준 2.43m)가 저렇게 높은지 처음 알았다”며 신기해했다.
이 코치는 동명이인이자 현대캐피탈의 원 포인트 서버인 이시우(26)의 서브를 직접 받아보기도 했다. 이 코치는 “시우 선수가 정말 경기를 하듯 최선을 다해 서브를 때리더라. 속도가 너무 빨라서 놀랐다. 다음번엔 꼭 골프장에 초대해서 되갚아 주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얼마 전 골프에 입문했다는 문성민과 신영석에게는 골프 레슨을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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