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츠 “추석 뒤 새 시즌, 팬들 꼭 만났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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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GS칼텍스서 두번째 시즌, 206cm 장신에 배구열정 남달라
“정점서 때리는 능력 부족해 보완”

러츠가 3월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입고 있는 한복은 차상현 감독이 선물한 것이다. 차 감독은 “한복 전문점에 러츠의 체격 조건과 사진을 함께 보내 맞춘 것이다. 한국을 기념할 만한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 다행히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GS칼텍스 제공
러츠가 3월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입고 있는 한복은 차상현 감독이 선물한 것이다. 차 감독은 “한복 전문점에 러츠의 체격 조건과 사진을 함께 보내 맞춘 것이다. 한국을 기념할 만한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 다행히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GS칼텍스 제공
“힘든 시기지만 행복한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 새 시즌에는 꼭 경기장에서 만나면 좋겠습니다.”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러츠(26·미국)는 다음 달 17일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추석 연휴에도 경기 가평 구단 체육관에서 동료들과 구슬땀을 흘린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서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여러 나라를 돌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덕분에 어느 나라에 가도 적응이 빠르다. 지난해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 추석을 맞는 러츠는 “차상현 감독님으로부터 선물로 한복을 받았다. 한복 입은 모습이 예쁘다는 팬들이 많아서 이번 추석에도 다시 입으려 했는데 미국 집에다 놓고 왔다”며 아쉬워했다.

한국 명절에도 익숙해진 그는 지난 시즌 V리그에 데뷔한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아 한층 안정된 기량으로 팀플레이에 녹아들고 있다. 이달 초 끝난 제천·MG새마을금고컵에서 흥국생명과 맞붙은 여자부 결승은 러츠의 강점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제자리 점프가 50cm인 러츠가 힘껏 뛰면 네트 위로 1m 가까운 벽이 만들어진다. 월드클래스를 자랑하는 흥국생명 김연경조차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높이다. 앞선 4경기에서 47.4%였던 김연경의 공격 성공률은 결승에서 28.6%로 떨어졌다.

뛰어난 신체조건과 함께 배구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는 러츠의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러츠가 처음 등장하자 ‘서장훈(207cm)이 농구에 처음 등장했을 때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가 들렸다. 단지 역대 여자 선수 가운데 키(206cm)가 제일 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의 종목에 대한 열정 역시 한국 농구 전설 서장훈과 닮은 점이었다.

러츠가 제자리에 서서 팔을 위로 뻗었을 때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스탠딩 리치)는 271cm. 여자부 경기 네트 높이가 224cm이니 가만히 서서 팔만 올려도 손끝이 네트보다 47cm나 높다. 하지만 러츠는 “키가 크기 때문에 팔만 뻗어도 상대를 막을 수 있다는 건 잘못된 얘기다. 나는 매 순간 전력을 다한다. 한 번도 대충 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요즘 러츠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높이’다. 러츠는 “정점에서 공을 때리는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려고 타점을 잡아 때리는 연습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러츠#배구#gs칼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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