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절 추석이 끝나면 배구 팬들이 기다렸던 프로배구 새 시즌이 막을 올린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을 비롯해 새롭게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철우(한국전력) 등의 화려한 스파이크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프로배구 2020-21시즌은 오는 17일 남자부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남자부 7개 팀과 여자부 6개 팀이 내년 3월 17일까지 총 6라운드로 경기를 치른다.
V리그 개막전은 오는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019-20시즌 정규리그 1위인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다만 계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
여자부의 경우 오는 2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지난 시즌 1위인 현대건설과 2위 GS칼텍스가 개막전을 갖는다.
◇ 개막 후 2주 간 평일 낮 경기·주말 저녁 경기
2020-21시즌은 개막 후 2주 간 평일 저녁이 아닌 낮 경기를 치른다. 방송 중계권의 영향이다.
V리그의 경우 통상적으로 평일 오후 7시, 주말의 경우 남자부 오후 2시, 여자부 4시에 열렸다. 하지만 올 시즌은 프로야구와 중계가 겹치면서 10월 17일부터 11월 1일까지 2주 간 평일 오후 3시30분, 주말의 경우 오후 7시에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각 구단 실무자들과 KOVO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프로야구와 같은 시간에 중계가 힘들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개막 후 2주 동안만 시간을 변경하기로 했다.
현재 프로배구의 경우 KBS N과 SBS 스포츠에서 중계를 하고 있는데, 야구 일정과 겹치게 되면 중계차가 없어 생중계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KOVO도 각 구단에 이에 대한 양해 의사를 밝혔고, 각 구단들도 받아들이면서 낮 경기가 펼쳐지게 됐다.
지난달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의 경우에도 ‘무관중’으로 낮 경기가 열렸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음 달인 11월 2일부터는 예전과 똑같은 시간에 경기가 열린다.
◇ 혼돈의 남자부, 키를 쥔 것은 외국인 선수?
지난 시즌 우리카드의 1위로 끝났던 남자부의 경우 상위권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신영철 감독이 지휘하는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MVP 나경복의 기량이 물이 오른 가운데 외국인 선수 알렉스의 몸 상태가 변수다. ‘건강한’ 알렉스 페헤이라(포르투갈)가 풀 타임을 소화한다면 충분히 ‘봄 배구’가 가능한 전력을 갖췄다.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 감독이 새롭게 사령탑에 오른 대한항공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정지석, 한선수 등이 건재한 가운데 2019-20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였던 안드레야스 비예나(스페인)가 버티고 있다. 4년 연속 챔프전에 나섰던 대한항공이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군 입대)이 빠진 공백이 아쉽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세터 김형진이 얼마나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포인트다. 내달 군 제대 후 합류한 김재휘와 허수봉이 빨리 팀에 녹아들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
부임 첫 시즌 아쉽게 4위에 자리했던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도 이번 시즌 성적을 내야한다. 센터 진상헌을 FA로 영입한 OK저축은행은 한국형 용병 펠리페 알톤 반데이로(브라질)를 데려왔다. 아직 한 번도 봄 배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펠리페가 시즌 내내 부상 없이 잘 버텨줄 수 있을 지가 변수다.
새로운 수장으로 이름을 올린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과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이 얼마나 팀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도 팬들의 관심사다. 만년 하위권에서 KOVO컵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전력이 주장 박철우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돌풍을 일으키는지가 남자부에서 가장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 컵대회서 첫 선 보인 김연경, 흥국생명 우승 가능할까
11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하는 김연경이 흥국생명의 통산 4번째 챔피언 등극을 이끌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의 이목이 모아진다. 김연경, 이다영, 이재영, 김세영, 루시아 프레스코(아르헨티나) 등 이른바 ‘흥벤저스’로 불리는 흥국생명은 지난달 열렸던 컵대회 결승에서 GS칼텍스에 0-3으로 완패했다.
다만 6개월 간 장기레이스로 펼쳐지는 V리그에서는 선수층이 두터운 흥국생명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컵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GS칼텍스도 이소영, 강소휘, 메레타 러츠(미국)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를 앞세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아울러 지난 시즌 1위였던 현대건설도 ‘간판’ 양효진을 앞세워 정상에 도전한다.
전력이 평준화 된 가운데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는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도 충분히 ‘봄 배구’를 노릴만한 전력을 갖췄다. KGC인삼공사는 발렌티나 디우프(이탈리아), 기업은행은 안나 라자레바(러시아) 등 주포들이 얼마나 꾸준한 화력을 보여주는 지가 관건이다.
에이스 박정아가 있는 한국도로공사도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룰렀던 굴욕을 씻어내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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