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전 2루타→안타→홈런→3루타… 최소 타석-최소 이닝 타이기록도
5안타 7타점 맹타… 롯데 4연승
2014년 육성선수로 입단 늦깎이 “믿기지 않아… 팀 주축 되는게 꿈”
NC, 삼성 격파… 2위와 8경기차
우중간을 가른 타구는 펜스까지 굴러갔다. 2루 베이스를 밟은 롯데 오윤석(28)은 이를 악물고 3루까지 내달렸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에 도착한 그는 가쁜 숨을 내신 뒤 3루 주루코치와 두 주먹을 맞댔다. 더그아웃의 팀 동료들은 일제히 오른팔을 들어 올리며 함께 환호했다. KBO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만루홈런이 포함된 사이클링 히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오윤석이 4일 부산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서 생애 첫 사이클링 히트의 대기록을 세웠다. 팀의 1루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윤석은 1회말 2루타, 2회말 안타, 3회말 만루 홈런에 이어 5회말 3루타를 치며 기록을 완성했다. 시즌 두 번째이자 KBO리그 통산 27번째 사이클링 히트였다. 롯데 출신으로는 1987년 정구선, 1996년 김응국에 이어 세 번째다. 오윤석은 최소 타석(4타석·역대 7번째), 최소 이닝(5회·2번째) 사이클링 히트 타이기록도 세웠다. 6회말에도 안타를 추가하며 이날만 5타수 5안타 7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생애 첫 만루홈런은 친 그의 시즌 타율은 0.324에서 0.355로 뛰어올랐다.
경기고, 연세대를 거쳐 2014년 육성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오윤석은 이듬해 정식 선수가 됐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18년 복귀한 그는 지난해 76경기(타율 0.222)에 투입되며 1군 무대를 맛봤다. 7월 23일 올 시즌 두 번째 1군 등록 이후 조금씩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평소 사이클링 히트가 꿈이었다는 오윤석은 경기 뒤 “내게는 먼 나라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정말 믿기지 않는다. 지금처럼 꾸준히 실력을 유지하고 길게 봤을 때 팀의 주축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그는 “프로에 올 때 스스로 어느 하나 특출 난 구석이 없다고 생각했다. 몸이 힘들더라도 공, 수, 주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야구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윤석의 활약에 7위 롯데는 14-5로 승리하며 4연승을 이어갔다. 이날 두산에 1-7로 패한 6위 KIA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히며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5위 두산과는 3경기 차다.
선두 NC는 삼성에 4-1로 이겼다. NC는 이날 LG에 8-13으로 패한 2위 KT와의 승차를 8경기로 늘리며 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홈런 선두 KT 로하스(30)는 이날 1회말 시즌 42호 홈런(1점)을 쳤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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