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한국체육학회 ‘대한민국 체육 100년 심포지엄’ 개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4일 19시 58분


한국 스포츠의 미래 100년은 어떻게 될까.

대한체육회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한국체육학회와 공동으로 지난 100년의 성과를 조명하고 향후 100년의 발전 방향을 짚어보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체육 100년 심포지엄’ 인사말을 통해 “스포츠강국을 넘어 스포츠 선진국으로 도약할 시점에 와 있다. 지난 100년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문제와 한계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조 강연과 발제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100년 역사가 낳은 한국 스포츠의 문제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뒤 변화와 혁신 과제를 제안했다. 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은 “그동안 한국 스포츠는 과유불급이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고 지적하면서 “스포츠가 나라에 기여한 공도 많지만 엘리트 스포츠 성과 위주의 정책으로 국민들이 스포츠에서 도외시되고 있다는 점을 몰랐다”고 말했다. 방 회장은 국민의 기본권으로서의 스포츠권 헌법 명기, 대한체육회의 재정 자립, 학원 스포츠 정상화, 지도자 교육 정착을 향후 100년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방 회장은 “특히 한국 스포츠의 개혁은 학원에서 찾아야 한다”며 “학원 밖에서 이뤄지는 유럽형 클럽스포츠 활동 등은 학습권 포기, 폭력, 비리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선 학원스포츠, 후 클럽 활동이 정상적”이라고 주장했다.

신승호 국민대 교수(스포츠산업레저학)는 성과 치중의 전문 체육, 양적, 가시적이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생활 체육, 수요자를 위한 시설 및 프로그램 부족, 입시 위주 정책으로 존재감 없는 학교 체육, 인권 유린, 폭력, 약물 복용 등 만성적인 비리 등을 극복해야 할 문제로 지적했다. 신 교수는 스포츠의 공공성 확대를 기반으로 한 정부 예산 확보, 대한체육회의 재정 자립 기반 구축, 체육인 역량 강화 및 처우 개선,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시도체육회, 회원종목단체 등의 조직 기능 강화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나영일 서울대 교수(체육교육학)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고 농촌과 소규모 지방 도시에는 오히려 인프라가 남아돈다”며 스포츠 인프라의 효율적인 재배치를 강조했다.

본지 이원홍 스포츠전문기자는 1920년 조선체육회(대한체육회 전신) 탄생 당시 동아일보 장덕수 주필이 조선체육회 발기인을 천거하고 동아일보 핵심 간부들도 발기인으로 참여한 역사를 다루며 향후 100년의 한국 스포츠 발전을 선도하는 언론의 역할을 제시했다. 이 전문기자는 “과거 언론이 직접 스포츠 의미를 전파하고 관련 사업에 나섰던 것은 사회 발전을 위한 계몽적 성격이 강했다”며 “이제는 스포츠 활동을 통한 건강 증진의 중요성, 스포츠를 통한 개인의 행복 추구와 열정, 휴먼 퍼포먼스로의 가치를 언론이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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