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공식 발표 하루 전인 12일 전 세계 배구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 ‘월드 오브 발리’에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한국전력 트레이드 소식을 전한 것처럼 만든 이미지가 인터넷에 등장했다. 배구 팬들 사이에도 이미 이 트레이드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는 방증이다.
현대캐피탈은 김지한(21·레프트·군 복무 중), 신영석(34·센터), 황동일(34·세터)을 한국전력으로 보내는 대신 김명관(23·세터), 이승준(20·레프트), 내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로 한 상태에서 이날 경기를 치렀다.
단, 현대캐피탈은 이날, 한국전력은 다음날(12일) 경기 일정이 있는 만큼 발표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런 이유로 현대캐피탈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는 선수단에 이 사실을 함구했다.
그러나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 법. 이전 경기에서 받은 징계 때문에 구단 버스에서 TV 중계로 이날 경기를 지켜 보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들 손발이 하나도 안 맞는 걸 보니 이미 다 알고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번 트레이드 핵심 선수라고 할 수 있는 신영석은 이날 경기가 끝나고 구단 버스에 오르면서 구단 프런트 직원과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진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경기서 팀이 0-3으로 패했지만 현대캐피탈 프런트 입은 여전히 무겁기만 했다. 트레이드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 척 “그래서 누가 오고 가는 거예요?”하고 물었을 때도 “지켜보시죠”라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암흑기’ 시절 현대캐피탈은 “배구 빼고는 다 잘하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런트 역량 하나만큼은 따라올 팀이 없었다는 뜻이다. 팀 체질 개선에 번번히 실패하는 한국전력을 놓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돈을 쓰느니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을 2년 정도 빌려 쓰는 쪽이 훨씬 효과가 클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다른 팀 관계자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만년 하위팀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 프런트 출신 변우덕 사무국장이 팀 살림을 맡은 뒤 현재 위치로 올라섰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초반 다시 ‘배구 빼고는 다 잘하는 팀’으로 내려 앉을지 모를 위기를 맞이했다. 최 감독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한 배경에 대해 “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이유다. 과연 현대캐피탈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배구도 잘하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 여러분이 지금 읽으신 기사는 ‘스토리 발리볼’이 아니라 ‘발리볼 비키니’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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