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 이집트와 0-0
이승우 등 해외파 6명 투입하고도 공격 무기력… 수비는 역습에 뚫려
GK 송범근 선방쇼로 실점 모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교민 응원단의 함성이 사라진 관중석은 적막이 감돌았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모의고사를 치르는 태극 전사들의 쩌렁쩌렁한 외침이 90분 내내 울려 퍼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이집트의 23세 이하 친선대회 1차전이 열린 13일 이집트 카이로의 알살람 스타디움. 당초 이 경기는 카이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설 점검 문제 등으로 인해 킥오프 6시간 전에 변경됐다.
도쿄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한 양국의 자존심 대결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관중 환호가 없다 보니 취재석과 70m 거리의 그라운드에서 쏟아지는 감독과 선수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크게 들렸다.
이날 한국 선수단의 외침에서는 이승우(신트트라위던) 등 6명의 해외파(교체 포함)를 투입하고도 이집트의 강한 압박에 고전한 대표팀의 답답함이 묻어났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았던 공격진은 무득점에 그쳤고 수비진은 이집트의 빠른 역습을 막는 데 애를 먹었다. 김 감독은 전반 25분 대표팀이 수비에서 우왕좌왕하자 “뭐하는 거야”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 선수 중 가장 돋보인 선수는 골키퍼 송범근(전북)이었다. 경기 내내 동료들을 향해 “사람을 보라고” “(수비 진영으로) 들어와”라고 소리 지르다가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던 그는 수차례 선방을 펼치며 실점을 막았다. 송범근의 동물적 반사신경에 놀란 이집트 취재진이 기자에게 “한국팀 골키퍼의 이름은 무엇이냐”고 묻기도 했다.
0-0 무승부로 첫 경기를 마친 대표팀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삼바 축구’ 브라질과 맞붙는다. 김 감독은 “처음으로 조합된 수비진은 훈련시간이 부족했고 유럽파들은 소속 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다 보니 체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시차 적응 등 어려움들이 있지만 선수들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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