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이자 지난해까지 마스터스에서 5회 우승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는 올해 대회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인 통산 최다인 83번째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공동 38위(1언더파 287타)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특히 16일 4라운드 12번홀(파3)에서는 무려 7타를 잃는 ‘셉튜플 보기’를 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 홀에서 적어 낸 10타는 자신의 선수 생활 중 기록한 한 홀 최악의 스코어다.
인디언의 무덤이 있던 곳이라 ‘골퍼들의 무덤’이라는 별칭을 가진 12번홀은 변화무쌍한 바람과 그린 앞을 흐르는 작은 냇물로 많은 골퍼들을 좌절시킨 곳으로 유명하다.
우즈는 여유 있는 표정으로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갔지만 첫 번째 티샷 이후 급격히 표정이 굳어졌다. 8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친 공은 그린 앞 언덕에 맞고 그대로 흘러내려 워터해저드에 빠져버렸다. 1벌타를 받고 드롭 존에서 친 세 번째 샷도 그린을 맞은 뒤 스핀을 먹고 흘러내려 다시 물에 빠졌다.
또 1벌타를 받고 친 다섯 번째 샷은 그린 뒤편 벙커까지 날아갔다. 벙커에서 친 여섯 번째 샷마저 다시 그린을 넘어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우즈는 결국 8번째 샷으로 공을 프린지에 올린 뒤 2번의 퍼트로 홀아웃할 수 있었다. 우즈는 “오른쪽에서 불던 바람이 내가 티샷을 할 땐 왼쪽에서 부는 바람으로 방향이 바뀌어 바람을 잘못 판단했다”면서 “한번 수렁에 빠지자 헤어나기가 힘들었다”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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