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현역 최다 안타 1위 두산 허경민…3차전서도 ‘행운아’ 될까[베이스볼 비키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0일 16시 32분


두산 허경민. 동아일보DB
두산 허경민. 동아일보DB

살다 보면 알게 된다. 성공은 정말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걸 말이다.

그리고 살다 보면 또 알게 된다. 운이라는 건 그저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곳에서, 가장 좋은 경우에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을 펼쳐보일 수 있는 그 기회라는 걸 말이다.

그런 점에서 프로야구 두산 허경민(30)은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허경민은 올해 한국시리즈(KS) 1차전 때 팀 5번 타자로 나서 안타 3개를 추가하면서 KS 통산 안타 37개를 기록하게 됐다.

그러면서 허경민은 현역 선수 KS 통산 안타 1위로 올라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남은 KS에서 안타 3개를 추가하면 허경민은 박진만(44·전 SK)과 함께 역대 KS 최다 안타 공동 2위(40개) 기록도 남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역대 프로야구 선수를 통틀어 허경민보다 KS에서 안타를 많이 친 선수는 박한이 박한이(41·전 삼성·57개) 한 명만 남게 된다.


냉정하게 말하면 허경민은 이 세 선수 가운데 가장 급(級)이 떨어지는 선수라고 할 수도 있다.

그저 팀이 한국시리즈에 많이 나갔기에 타석에 많이 들어설 수 있었고 그 덕에 안타가 많은 것뿐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그런데 그건 박한이나 박진만도 마찬가지다. 박한이는 KS 통산 타율이 0.249밖에 되지 않고 박진만은 0.226으로 더 나쁘다. 허경민은 어엿한 KS 통산 3할 타자(0.308)다.

그리고 두산은 이원석(34·현 삼성) 대신 허경민이 본격적으로 붙박이 3루수 자리를 꿰찬 뒤 6년 연속 KS 무대를 밟게 됐다.

두산이 ‘왕조’를 구축하는 데 있어 허경민이 ‘핵심 선수’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허경민은 1번 타자로 출전한 2차전 때는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땅볼로 1타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팀이 5-4 1점차 승리를 기록했으니 이 타점이 없었다면 승부는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김태형 감독은 20일 열리는 3차전을 앞두고 허경민을 또 한 번 1번 타자로 기용했다. ‘행운아’ 허경민은 다시 한 번 두산에 승리를 선물할 수 있을까.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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