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NC와 두산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4차전은 선발부터 볼거리다. 2000년생 송명기(NC), 1999년생 김민규(두산) 양 팀 KS 엔트리에 오른 선수들 중 ‘막내’들이 팀의 운명을 걸고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 KS 우승확률 93%(1승 1패 이후 3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사례는 15번 중 14번)가 걸린 3차전을 내준 NC로서는 일단 시리즈의 균형을 맞춰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 송명기의 4차전 호투가 ‘절대’ 필요하다. 2015년 3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뒤 짜릿한 KS 우승을 맛봤던 두산도 5년 만에 3위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올해 ‘미러클 두산’ 재현을 위해 김민규의 호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역대 KS에서 2승 1패로 앞선 팀이 4차전까지 승리한 경우 우승확률은 100%(7번 중 7번)다.
각 팀의 막내들이 선발로 나서며 세워지는 ‘역대급’ 기록도 있다. KS 무대에서 두 선발 나이의 합이 역대 2번째로 어린 투수들이 맞대결을 펼친다는 점이다. 21일 기준으로 김민규는 21세 6개월 14일, 송명기는 20세 3개월 12일이다. 두 선수의 나이를 더해도(41세 9개월 26일) 2009년 9월 23일 LG전에서 KBO리그 최고령 출장기록을 세웠던 송진우 전 한화 코치(당시 43세 7개월 7일) 한 사람에도 못 미친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어쩌다’ 성사됐다. NC의 경우 정규리그 막판 선발 6연승을 거두며 NC의 미래로 급성장한 송명기(9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의 4차전 선발 등판은 예정수순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동욱 NC 감독은 1선발 루친스키부터 4선발 송명기로 이어지는 KS 선발 라인업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2, 3선발을 두고 구창모와 라이트의 순서를 고민했을 뿐이다.
플렉센, 알칸타라, 최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플레이오프(PO) 때 선보인 두산은 KS에서 변화를 택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등판 순서를 맞바꾸고 PO 4차전(13일), KS 2차전(19일)에 구원 등판해 팀을 위기에서 구하며 ‘두산 가을야구 최대 수확’으로 떠오른 김민규가 8년 연속 10승을 거둔 베테랑 유희관의 자리를 꿰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1일 3차전을 앞두고 “4차전 선발은 김민규”라고 미리 못 박았다.
KS라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펼치는 영건들의 자존심대결은 자체만으로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 KS 역대 최연소 선발 맞대결은 1992년 10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빙그레(現 한화)와 롯데의 KS 4차전에서 펼쳐졌다. 당시 ‘괴물신인’으로 불린 빙그레의 정민철(당시 20세 6개월 14일)과 염종석(19세 6개월 22일)이 맞대결을 벌였다. 이날 승부를 떠나 각 팀을 대표한 두 선수는 훗날 소속팀의 마지막 KS 우승(롯데 1992년, 한화 1999년)을 이끈 주역,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레전드로 남았다.
‘송명기-김민규’로 인해 역대 3위로 밀린(?) 2019년 KS 2차전 선발 키움 이승호(20세 9개월 15일), 두산 이영하(당시 21세 11개월 22일)도 소속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9시즌 선발로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한 이영하는 올 시즌 선발로 부진(19경기 3승 8패 평균자책점 5.52)을 겪다 후반부에 마무리로 변신한 뒤 23경기 2승 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1.04로 완벽히 부활했다. 좌완 이승호도 선발로 꾸준히 나서 100이닝 이상(11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정규리그 성적은 6승 6패 평균자책점 5.0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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