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월 조기 종료한 핸드볼리그는 27일 새 시즌을 시작한다. 앞서 18일 남녀부 14개 구단 감독, 선수들은 한자리에 모여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그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말은 “훈련할 곳, 시간이 부족했지만…”이었다. 코로나19로 그나마 형편이 나았던 프로스포츠도 휘청거리는 판에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실업리그인 핸드볼은 존립까지 위태로워졌다. 일부 팀에서는 여러 갈등들이 노출되면서 사령탑부터 선수들까지 줄줄이 옷을 벗어 팀 운영이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다. 남자부 최고 센터백으로 꼽히는 정의경(35·두산)은 “올해로 실업 14년 차다. 핸드볼 인생 중 가장 많이 놀았다”고 힘겨운 현실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래도 핸드볼리그는 2011년 출범 후 10번째 무대를 앞두고 희망을 찾고 있다. 코로나19가 핸드볼 흥행의 기폭제가 될 조짐도 보인다. ‘핸드볼 여제’로 불리며 2018∼2019시즌 후 유럽(프랑스)으로 진출했던 류은희(30·부산시설공단)는 소속팀 감독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되는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국내 복귀를 택했다. 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였던 ‘영원한 국가대표’ 윤시열(36·SK)도 3년의 일본 생활을 접고 돌아왔다.
부산시설공단은 창단 2번째 우승을 정조준하며 브라질 출신의 실력파 외국인 선수 2명을 영입했다. 이 중 한 명은 이탈리아 득점왕 출신. 올 시즌은 남녀부 통틀어 역대 최다인 5명의 외국인 선수가 코트를 누빈다.
과거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효자 종목으로 꼽힌 핸드볼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영화의 소재가 되긴 했지만 ‘반짝 관심’을 받다 말곤 했다. 흥행몰이에 고심해온 핸드볼계가 내린 결론은 재미있는 경기와 팬들과의 ‘강력한 스킨십’이다. 비록 팬들이 경기장을 직접 찾기 쉽지 않지만 이번 핸드볼리그뿐 아니라 초중고대학 핸드볼까지 전 경기를 중계할 계획이다. 지도자와 선수들은 공통적으로 “열정적인 플레이로 팬들에게 재미를 느끼게 할 자신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핸드볼 리그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그 시험대가 이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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