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초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세터 이다영(흥국생명)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면서 6연패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림꾼 레프트 황민경까지 발바닥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현대건설을 연패 수렁에서 건져 낸 건 ‘팔방미인’ 정지윤(19)이었다.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센터 정지윤을 라이트로 기용했다. 외국인 선수 루소의 포지션을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옮기면서 그 빈자리를 정지윤에게 맡긴 것이다. 학창 시절 날개공격수와 센터를 두루 맡은 정지윤은 프로 데뷔 후 주 포지션인 센터 외에도 종종 라이트를 소화하고 있다.
이 감독의 선택은 주효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KGC인삼공사에 3-0(25-23, 25-20, 25-20) 완승을 따내며 6연패에서 탈출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13득점을 한 루소와 더불어 정지윤, 레프트 고예림, 센터 양효진이 각각 12득점으로 골고루 활약을 펼쳤다. 정지윤은 기존 센터 자리에선 하지 않는 후위공격을 2개 성공하는 등 활약했다. 블로킹 2개를 추가하며 개인 통산 100블로킹의 기쁨도 안았다. 경기 뒤 이 감독은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선수들이 연습한 대로 기량을 보여줬다. 루소 외에 큰 공격을 해줄 선수가 필요한데 정지윤이 해결해 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5위 현대건설(승점 8)은 4위 인삼공사(승점 11점)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혔다.
안산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OK금융그룹이 삼성화재에 3-1(17-25, 25-16, 25-22, 28-26)로 역전승했다. 2위 OK금융그룹(승점 24)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선두 KB손해보험(승점 25)을 1점 차로 추격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