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복덩이 이적생’ 유서연
프로 5시즌 동안 4번째 팀 옮겨
공격서 강소휘 초반 부진 메우고
리시브 효율 39% 수비도 맹활약
“팀에 잘 어울린다는 말 얼떨떨”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는 비시즌이던 5월 한국도로공사와 2 대 2 트레이드를 했다. 베테랑 세터 이고은(25)을 내주고 유망주 세터 이원정(20)을 받아오는 게 핵심으로 보였지만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눈에는 함께 영입한 레프트 유서연(21)도 있었다. 주전 레프트 이소영(26), 강소휘(23)의 교체 자원이 필요했던 터였다. 유서연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대한 기대도 컸다.
요즘 차 감독은 자신의 안목이 어긋나지 않았음을 확신한다. 유서연이 시즌 초반 주춤거린 주포 강소휘의 역할을 대신 해내며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유서연은 8일 통화에서 “세터 이동이 중심인 트레이드라 걱정이 많았는데 차 감독님이 ‘네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주셔서 그 말을 믿고 최선을 다했다. 특히 리시브 리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유서연은 지난 시즌 17.57%에 그쳤던 리시브 효율을 개인 최다인 39.13%까지 끌어올렸다. 득점(11경기 66점)도 커리어하이 추세다. 차 감독이 “믿고 쓰는 유서연”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다.
유서연이 제 몫을 해주는 사이 강소휘도 컨디션을 되찾은 GS칼텍스는 5일 인천 경기에서 시즌 개막 최다 10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을 3-2로 꺾었다. GS칼텍스는 V리그 개막 전 컵대회 결승에서 ‘무실세트 행진’을 이어가던 김연경의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한 데 이어 V리그 3라운드에서 다시 흥국생명을 무너뜨리면서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의 유일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2016∼2017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유서연은 그동안 KGC인삼공사, 한국도로공사 등을 거쳤다. 보상 선수로 지명돼 한 달 만에 다시 트레이드된 인삼공사 시절까지 포함하며 5시즌 만에 벌써 4번째 팀이다.
잦은 이적으로 실망할 법도 하지만 유서연은 기회를 얻을 때마다 최선을 다했다. 교체 선수이면서도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낸다고 해서 도로공사 시절 ‘에이유’(에이스+유서연)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오빠(유현상 KB손해보험 전력분석관)까지 선수 출신인 ‘배구 가족’이기도 한 유서연은 “팀을 자주 바꿔 힘들지만 어쩌겠나 싶기도 하다. GS칼텍스에 온 뒤로는 ‘팀에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5일 경기 승리로 기존 1박 외박에 반나절 휴식을 추가로 얻었다며 웃은 유서연은 “(김)연경 언니는 알고도 막기 어려운 게 역시 다르더라. 흥국생명은 정말 이기기 어려운 팀이지만 우리로선 잃을 것도 없다. 남은 대결에서도 ‘깡’을 갖고 ‘깡’ 있게 덤벼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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