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30)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한화 이글스. 노수광을 중심으로 하는 경쟁 체제가 그 대안이다.
한화는 16일 정수빈의 두산 잔류가 결정되자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야 자원 보강을 위해 정수빈과 접촉했다”며 “분석 결과로 산정된 최대 투자 액수 40억원(보장금액)을 제시했다. 이는 보상금과 20인 외 보상선수 유출을 고려했을 때 최고액이었다”고 경쟁 과정을 밝혔다.
한화가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정수빈은 결국 두산 잔류를 선택했다. 두산은 6년 최대 56억원이라는 장기계약으로 정수빈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수빈은 ‘원클럽맨’이라는 타이틀을 지키며 한화의 제안을 거절했다.
올 시즌 창단 첫 최하위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한화는 고강도 구단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용규(35)를 포함한 베테랑들을 대거 방출했고, 구단의 레전드 지도자인 장종훈·송진우 코치도 짐을 쌌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은 은퇴했다.
개편 속에서도 팀의 골격을 이룰 선수는 필요하다. 한화는 오랫동안 두산 외야의 중심 역할을 했던 정수빈을 영입해 새로운 외야의 토대를 다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산과 경쟁으로 정수빈의 몸값이 높아지자 ‘오퍼베이는 없다’는 기조를 지키기 위해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한화 구단 측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선진 육성시스템 도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유망주의 경쟁 구도를 확립할 방침”이라고 플랜B를 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의 신설된 프런트 조직 전략팀이 현재 미국 출장 중이다. 구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 수베로 감독과 만나 향후 팀 운영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수베로 감독은 내달 중순 입국해 팀에 합류한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수베로 감독은 한화의 젊은 선수들의 기록과 영상을 보며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며 “3년 후 어떤 선수들이 각 포지션에 남아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구단과 인터뷰 과정에서 이야기했듯 나는 3년간 팀의 성장 과정에 치중할 것”이라며 “우선 내년 시즌에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밟아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수빈을 영입했다면 좋았겠지만, 현 시점에서 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계획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의 외야는 무주공산이다. 이용규가 방출된 가운데 외국인 타자도 내야수인 라이온 힐리로 영입했다.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가 노수광(30)이다.
노수광은 2013년 한화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2014년 1군에 데뷔했다. 2015년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으며 1군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2017년에는 다시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됐고, 올 시즌 다시 친정팀 한화로 돌아왔다.
3차례나 트레이드 대상이 됐다는 건,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올 시즌 부상 탓에 타율 0.251, 73안타에 그쳤지만 2018년 SK에서는 주전으로 활약하며 타율 0.313 25도루로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2할 후반대 타율, 20도루 정도를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지난달 끝난 마무리캠프 땐 임시 주장을 맡기도 했다.
한화는 노수광을 중심으로 이동훈(24), 김지수(24), 강상원(23) 등 젊은 외야수들의 경쟁을 통한 성장에 기대를 건다. 이들 3명은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군 복무를 마쳤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여기에 중견인 정진호(32)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할 여지도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한화는 트레이드를 통해 장시환(33)을 영입해 선발진의 공백을 메운 바 있다. 정수빈은 놓쳤지만, 크게 실망할 일은 아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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