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8년 만의 ACL 정상 이끌고
“선친이 하늘서 좋은 기운 주신듯”
K리그 2연속 2위 아쉬움 달랬지만
4년 계약 끝나 구단도 “결별” 발표
울산, 내년 2월 클럽월드컵 출전
프로축구 울산 선수들이 19일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란의 페르세폴리스를 2-1로 꺾고 정상에 오른 뒤 김도훈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12년 이 대회 첫 우승 뒤 8년 만에 정상 탈환을 이끈 김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울산과 이별을 고했다. 도하=신화 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울산이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다. 올해 전북의 벽을 넘지 못하고 리그와 축구협회(FA)컵에서 준우승에 머문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뒤 울산과 작별을 고했다.
울산은 19일 카타르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주니오의 멀티골을 앞세워 이란의 강호 페르세폴리스를 2-1로 꺾고 2012년에 이어 2번째로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다. 주니오(사진)는 전반 49분 윤빛가람, 후반 10분 이청용이 각각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12년 첫 우승(10승 2무)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10경기 9승 1무를 기록하며 ‘무패 우승’을 이룬 울산은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44억 원)와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의 승리수당을 포함해 약 50억 원을 챙겼다. 올해 K리그1에서 27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1골에 가까운 득점력으로 득점왕을 차지한 ‘골무원’(공무원이 출근하듯 꼬박꼬박 골을 넣는다는 의미) 주니오는 이번 ACL에서도 7골을 터뜨리며 압데라자크 함달라(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와 함께 대회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주니오를 앞세운 울산은 이번 대회 10경기에서 23골을 넣는 막강한 화력을 과시했다.
우승 뒤 “축구 지도자가 해야 할 것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셨던 아버지가 올해 초에 돌아가셨는데,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한 김 감독은 “올 시즌으로 계약이 끝나기에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집에 가서 와인 한잔 하며 쉬고 싶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발전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며 은퇴를 시사했고 구단은 20일 김 감독과의 이별을 공식 발표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울산을 맡은 김 감독은 첫 시즌에 구단 사상 최초의 FA컵 우승을 이끌었고 계약 기간 4년 내내 ACL 본선에 진출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리그1에서 전북에 아쉽게 우승을 내줬다.
울산의 이번 대회 우승으로 K리그는 2016년 전북에 이어 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복귀했다. ACL 전신을 포함해 K리그 구단의 우승 횟수는 총 12회로 일본(7회)에 크게 앞서 있다.
한편 울산은 내년 2월 카타르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다. 이 대회에는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6개 대륙 챔피언과 개최국 카타르가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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