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의 반대편에서 개혁을 외쳤던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대표의장과 이에리사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제 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포기했다.
이 의장측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이 의장이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5선 국회의원과 대한농구협회장을 지낸 이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계 거악과 싸우겠다”며 대한체육회장직 도전을 천명했다.
하지만 만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레이스에서 이탈했다.
이 의장은 전날 저녁 또 다른 후보자인 강신욱 단국대 교수와 만나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이기흥 현 회장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야권 후보들이 단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자신이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이 의장측 관계자는 “지지자들이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곧 강 교수측과 만나 의사를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전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의원은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고, 그 도전들은 체육회의 쇄신을 바라는 체육인들의 염원에서 시작됐다”면서 “2013년 선거에서는 예기치 못한 상대 후보의 출마로 선거 기간 내내 곤욕을 치렀고, 페어플레이 정신이 사라진 무대에서 패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시달리는 근거 없는 소문에 휩싸이게 됐다. 그때 만들어진 루머들은 이제는 시간이 흘러 공공연한 사실로 둔갑한 채 내 도전의 걸음마다 사방에서 저를 압박하는 견고한 장벽이 됐다”고 적었다. 이어 “2016년은 초대 통합 대한체육회장 선거이자 최초의 선관위 위탁 선거였다. 그러나 판을 열어보니 선관위는 체육회가 만든 선거관리규정에 따른 선거를 감시할 뿐, 현 집행부가 작성한 선거관리규정 자체의 공정성 확보는 요원한 상태였다. 선거인 명부에 큰 문제가 있었음에도 선거는 그대로 진행됐고, 결국 우리는 대한민국 체육 100년의 새 수장과 마주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 이 전 의원은 “나의 출마로 후보자 수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은 ‘다다익선’을 외치는 상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뿐 ‘변화’라는 대의를 무너뜨리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했다”면서 “개인의 사사로움을 버리고 이번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문대성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집행위원과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에 이어 이 의장과 이 전 의원이 출마의 뜻을 거둬들이면서 이 회장에 대응할 야권 후보들이 빠르게 정리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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