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이적’ 다르빗슈, 눈물 쏟은 진짜 이유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3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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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할 때 진심으로 다가온 컵스 담당 기자와의 작별 때문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할 때 손을 잡아줬다"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은 일본인 메이저리거 다르빗슈 유(35)가 입단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다르빗슈가 눈물을 흘린 진짜 이유는 부진했던 시절 손을 잡아 준 컵스 담당 기자와의 작별 때문이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닛폰은 3일 “다르빗슈가 샌디에이고 입단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린 이유는 감정적인 교류가 있었던 컵스 담당 기자와의 이별하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달 30일 트레이드를 통해 다르빗슈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샌디에이고는 우완 투수 잭 데이비스와 유망주 4명을 컵스로 보내고, 다르빗슈와 포수 빅터 카라티니를 영입했다.

지난 1일 온라인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다르빗슈는 회견 도중 눈물을 흘렸다.

당시 다르빗슈는 “2018년 첫해에 시카고 컵스에 전혀 도움이 안됐다. 컵스에서 동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눈물이 나왔다”며 “내가 부진했을 때에도 팬들은 나와 내 가족들에게 응원을 보냈다”고 눈물을 흘린 이유를 설명했다.

2012~2017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LA 다저스에서 뛴 다르빗슈는 2017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컵스와 6년 최대 1억5000만달러에 계약했다.

다르빗슈는 컵스로 이적한 첫해인 2018년 1승 3패 평균자책점 4.95, 2019년 6승 8패 평균자책점 3.98에 그쳤다.

‘먹튀’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던 다르빗슈는 지난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팀당 60경기만 치른 2020시즌 12경기에 등판해 8승 3패 평균자책점 2.01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에 올랐다.

부진을 털고 거액을 투자한 팀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찰나 팀을 떠나게 돼 다르빗슈가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눈물도 그런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다르빗슈의 눈물샘이 터진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다르빗슈가 눈물을 흘리게 만든 주인공은 WSCR-AM의 브루스 레빈 기자다.

레빈 기자는 회견 도중 “당신이 떠나면 외로워질 것 같다. 시카고에서의 경험은 어땠나”라고 질문했고, 다르빗슈는 “조금 기다려달라”고 말한 뒤 화면에서 시선을 돌리고 눈물을 쏟았다.

다르빗슈는 “브루스씨는 내가 컵스 2년차 중반까지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때 항상 내게로 와서 손을 잡아주고, 이야기를 해줬다.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말했다.

2018시즌 초반 오른팔에 통증을 느낀 다르빗슈는 그해 5월29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고, 특별한 부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2018년 6월25일 오른팔 부상 이후 처음으로 싱글A에서 재활 등판에 나선 다르빗슈는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스포츠닛폰은 “당시 대부분의 현지 기자들이 다르빗슈의 메이저리그 복귀가 정해졌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르빗슈는 계속 오른팔 통증을 호소했고, 일부 언론들은 다르빗슈가 너무 예민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레빈 기자는 다르게 봤다. 그는 “6월25일 싱글A 재활 등판을 취재하기 전까지 다르빗슈가 너무 예민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100%가 아니라고 수 차례 말했고, 뭔가 분명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다르빗슈는 “레빈 기자의 말투에서 나의 말을 믿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내 말을 들어줘 기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스포츠닛폰은 “이후 추가 검사에서 오른쪽 팔꿈치 염증이 발견됐다”며 “통증의 원인이 예민함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르빗슈는 “지난 3년간 레빈 기자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받았다. 아들이 시카고를 떠나 울고 있지만, 나는 그것의 100배 정도 울고 있다”고 재차 아쉬움을 표했다.

해당 기사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공유한 다르빗슈는 “레빈씨는 몰랐겠지만 정말 큰 힘을 얻었다. 내 손을 잡았을 때 손의 감촉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글을 쓰니 또 눈물이 난다”고 적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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