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간판타자 이대호(39)와의 FA 재계약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7시즌을 앞두고 역대 최고액인 4년 15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던 롯데는 한국 나이로 40세가 된 이대호와의 계약기간과 금액 등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롯데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일찌감치 “FA에 대해선 노코멘트 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분명한 것은 롯데도 자이언츠의 상징 이대호와 재계약을 원하고 있고, 이대호도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봉 25억원을 받았던 이대호의 경우 보상금 최대인 연봉 200%를 적용하면 50억원을 써야 데려 갈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 금액을 주고 이대호를 영입할 팀은 없다는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2001년 2차 1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명실상부한 팀의 최고 스타다.
2011시즌을 마치고 일본 프로야구(소프트뱅크)와 메이저리그(시애틀)서 뛰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롯데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1982년생으로 동기인 김태균(전 한화)과 정근우(전 LG) 등이 기량 저하 등으로 지난해 은퇴했지만 이대호는 비교적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복귀 첫 해인 2017년에 타율 0.320 34홈런 111타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2018시즌에는 타율 0.333 37홈런 125타점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 타율 0.285 16홈런 88타점으로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144경기 전 게임에 출전하며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을 수확했다. 냉정하게 이대호보다 잘 친 롯데 타자는 손아섭(타율 0.352, 190안타, 11홈런, 85타점) 밖에 없었다.
관건은 40세가 된 이대호에게 얼마의 금액을 주는 지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은퇴 후 유력한 영구결번 후보로 꼽히는 이대호를 박하게 대우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큰돈을 지불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 1.01로 30위권 밖에 있었다. 2018시즌 WAR 3.84를 기록한 뒤 2019년에 1.80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1.01까지 낮아졌다. 지난 시즌 이대호 덕분에 1.01승을 거뒀다는 의미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선수가 구단과 마지막 FA계약을 맺은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이승엽이 40세였던 2016시즌을 앞두고 2년 36억원에 계약했다. LG 트윈스는 지난해 은퇴한 박용택과 2019시즌을 앞두고 2년 25억원에 사인했다.
최근에는 KIA 타이거즈가 간판이자 이대호보다 1살 어린 최형우와 3년 최대 47억원에 FA 재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롯데와 이대호가 원하는 계약기간과 금액 등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이대호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되 에이징 커브가 오고 있는 그와 어느 정도 기간과 금액에 사인할 수 있을지 팬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