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강국 걸맞게 대표팀 훈련센터 2곳 조성”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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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명 신임 대한골프협회장
대중화 위해 비용 절감 방안 고민
누구나 찾아오는 박물관 세우고 국군체육부대 골프단 부활도 목표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 당선인이 14일 서울 강남구 아난티 본사에서 향후 한국 골프의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자연 속을 거닐며 골프를 치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치 스포츠라는 인식을 바꿔 누구나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 당선인이 14일 서울 강남구 아난티 본사에서 향후 한국 골프의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자연 속을 거닐며 골프를 치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치 스포츠라는 인식을 바꿔 누구나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구두는 충분히 준비돼 있어요. 하하.”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긴 그는 자신 있다는 듯 힘주어 말했다. ‘소통과 혁신’이라는 선거 슬로건에 걸맞게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 당선인(78)은 끝없이 현장을 강조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아난티 본사에서 만난 이 당선인은 “우리가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게 바로 한국 골프다. 그만큼 협회장이 된 것이 기쁘고 또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17개 시도협회를 중심으로 전국에 골프가 잘 뿌리내리고 있다. 이들과 함께라면 틀림없이 공약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프레저 기업인 아난티그룹의 회장이자 2008년부터 협회 부회장을 맡아온 이 당선인은 12일 1965년 협회 창립 후 처음으로 치러진 경선을 뚫고 제19대 회장에 오르게 됐다. 26일 4년 임기를 시작하는 이 당선인은 “반대의 목소리까지 모두 아울러 일하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 목표는 골프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이 당선인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가 골프다. 그런 골프가 여전히 사치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어 가슴이 무겁다. 사람들이 골프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세금 인하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골프박물관을 세워 누구나 와서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골프는 올림픽, 아시아경기 등 주요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고 있지만 정작 국내 주니어 선수들은 훈련이나 대회 장소를 찾기 힘들어 애를 먹고 있다. 이 당선인은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꿈나무 육성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수도권, 영남권에 18홀 정규 코스를 갖춘 트레이닝센터도 구축해 각급 국가대표, 주니어 선수들의 실전 감각 강화를 도울 계획. 현재 후보 골프장도 추려놓은 단계다. 진천선수촌 내 골프선수 전용 훈련시설을 마련하고 국군체육부대 골프단 재창단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망주 육성을 위해 협회 주관 대회에서 초중고교 학생 선수의 그린피도 지원한다. 협회 재정자립도를 높여 남녀 한국오픈대회를 기업 스폰서 의존 없이 독립 개최하는 꿈도 꾸고 있다.

골프장 사업을 하며 자연스럽게 골프에 입문한 이 당선인은 국내에 아난티GC, 에머슨GC, 세종에머슨CC, 아난티 남해 등 골프장 4개를 운영 중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필드를 찾는다는 이 당선인의 베스트 스코어는 85타. 보통 90타대를 오간다고 한다. 그는 “골프장 회장 중에서는 내가 골프를 제일 못 친다”면서도 “‘퍼귀(퍼터의 귀재)’라고 불릴 정도로 퍼팅만큼은 자신 있다”며 웃었다. 과거 일본에서 열린 프로암대회에 참가했다 김경태 프로(35) 등과의 퍼팅 내기에서 승리한 적도 있다고 한다. 김경태는 “퍼팅할 때 공을 때려 방향성과 거리감이 나빠지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과 달리 공을 굴려 보내는 기술이 뛰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한 사무실 벽면에 걸린 2004년 북한 금강산골프장(아난티 금강산) 착공식 사진이 눈에 띄었다. 2008년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공식 개장 2개월 만에 문을 닫았지만 언젠가 다시 갈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이 당선인은 “금강산에 골프장을 짓고, 광양만 갯벌에 골프장(아난티 남해)을 지은 도전 정신이면 못 할 것이 없다. 최선을 다해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강국#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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