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흥벤져스’ 뒤에서
강한 서브는 아니지만 변화무쌍
영리한 완급조절로 수비 흔들어
올 시즌 V리그의 스포트라이트는 ‘흥벤져스’ 흥국생명의 주역인 배구여제 김연경(33·레프트), 쌍둥이 자매 이재영(25·레프트), 이다영(세터)에게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세 명만으로 승리를 만들 수 없다. 배구 역시 팀플레이다.
이 뻔한 명제를 흥국생명 라이트 김미연(28·사진)이 몸소 입증하고 있다. 일찍부터 ‘영리하게 배구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미연이 공수 양면에서 세 선수의 뒤를 떠받치고 있다. 국내 복귀한 김연경에게 주장, 주전 자리를 내주는 등 한때 입지가 좁아졌지만 어깨 부상으로 팀을 떠난 외국인 선수 루시아(30)의 빈자리를 훌륭히 채워주고 있다. 선두를 질주하는 흥국생명의 숨은 공신이다.
올 시즌 김미연은 특히 서브 부문(세트당 0.354개)에서 1위로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김연경(0.352개)이 2위로 뒤를 이으면서 흥국생명은 팀 서브 1위(1.352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GS칼텍스 강소휘, 한국도로공사 문정원처럼 파워풀한 서브는 아니지만 영리하게 완급 조절을 한다는 평가다. 이정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김미연은 워낙 스윙과 공을 때리는 감각이 좋다. 서브를 밀어서 때리다 보니 공이 네트를 넘어서부터 변화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김미연은 “서브 연습을 많이 하면 오히려 범실이 많이 나와 실전에서 서브 감을 익히는 편이다. 올 시즌 코스를 잘 공략한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라 공격 비중이 높지만 리시브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다. 팀의 두 레프트인 김연경, 이재영의 공격 능력이 뛰어난 만큼 반대로 수비에서 이들의 짐을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새 외국인 선수 브루나(22)를 영입하긴 했지만 입국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김미연은 당분간 주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20일 격리 해제되는 브루나는 다음 달 실전에 투입될 예정. 국내 무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해 김미연의 존재감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