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일 오전 10시 47분. 세라 토머스(48·사진)는 딘 블랜디노 당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심판 부문 부사장에게 전화가 온 시각을 정확히 기억한다. 블랜디노 부사장은 “NFL 첫 번째 여성 심판에게 제일 먼저 전화를 걸 수 있는 영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토머스는 NFL 창설 95년 만에 처음으로 심판실 유리천장을 깼다.
다음 달 8일 토머스는 NFL 결승전인 슈퍼볼 역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슈퍼볼에 참가한 여성 심판 타이틀도 얻게 된다. NFL 사무국은 20일 올해 슈퍼볼 심판진 8명을 발표하면서 토머스를 선심 가운데 한 명인 다운 저지(Down Judge)로 지명했다.
미국 미시시피주 패스커굴러에서 태어난 토머스는 학창 시절 소프트볼과 농구 선수로 활약했다. 농구 장학생으로 입학한 모바일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토머스는 1995년 고향으로 돌아와 제약회사 홍보실에 일자리를 얻었다. 그리고 취미 삼아 중고교 미식축구대회에서 심판을 보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스포츠와 모든 인연을 끊기는 싫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10년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된 토머스는 2007년 게리 오스틴 미식축구심판협회 고문으로부터 “미시시피주 고교 미식축구 챔피언결정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잘 봤다”는 전화를 받는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NFL 심판을 지낸 오스틴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심판 채용 담당자였다. 토머스는 NCAA 미식축구 역사상 첫 번째 여성 심판이 됐고, 결국 슈퍼볼 무대까지 밟게 됐다. 임신 중에도 심판을 봤던 토머스는 “자기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 그다음 문도 여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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