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인수 가격은 적당한 수준” 연고지는 인천 그대로 유지하기로
구단 프런트 등 전원 고용 승계도… 회원사 가입 진행 순조로울땐
4월 개막 일정 참여 무리 없을 듯, 팬들 새 팀 이름 놓고 다양한 추측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SK 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을 약 1353억 원에 인수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 야구단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고 26일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야구단 주식 1000억 원과 인천 강화군에 있는 야구 연습장 등 토지와 건물 352억8000만 원 등 역대 최고인 총 1352억8000만 원이다. 인수 후에도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하며 선수단과 프런트도 전원 고용 승계한다.
프로야구팀 매각 관련 종전 최고액은 1996년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할 당시 지불했던 470억 원. SK는 2000년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을 인수해 재창단할 당시 따로 인수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선수들의 몸값 명목으로 70억 원을 쌍방울 측에 지불했다. 별도로 KBO에 리그 가입비 46억 원을 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한국 프로야구의 성장 등을 고려할 때 인수가격은 적당한 수준 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야구계 인사는 “2019년 포브스코리아가 서울 연고인 두산 베어스의 가치를 약 2000억 원으로 평가한 적이 있다. 여기에는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2군 연습장 등의 가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구단명 앞에는 ‘이마트’나 ‘신세계’가 아닌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 브랜드인 ‘SSG(쓱)’을 붙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SK 와이번스 대신 ‘쓱 ○○○’이 되는 셈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신세계나 이마트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높기 때문에 그룹 전체의 온라인 쇼핑 브랜드인 SSG 등을 구단명 앞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야구단 관계자는 “와이번스라는 이름은 바뀌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누리꾼 사이에선 벌써부터 팀명을 비롯해 새 야구팀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몇몇 팬은 새 팀 명칭이 SSG가 되는 것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적극 소통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신세계 굿즈 사진을 올렸는데, 해당 상품에 신세계의 영문명인 SSG가 크게 새겨져 있었기 때문. 누리꾼들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세계 와이번스’ ‘이마트 일렉트로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 “‘와이번스’라는 이름은 남겨 달라”는 댓글을 단 팬들도 적지 않다. 온라인 야구 사이트에는 이마트의 ‘이마트송’을 개사한 응원가가 나왔고, 투수 교체 시 투수가 카트를 타고 마운드에 오르게 해야 한다는 농담도 오간다.
신세계그룹은 “구단명과 엠블럼, 캐릭터 등을 조만간 확정한 뒤 3월 중 정식으로 출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전까지는 원래 예정대로 다음 달 1일부터 3월 6일까지 제주도에서 스프링캠프를 통해 새 시즌을 준비한다.
신세계그룹이 정식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 회원사가 되려면 먼저 SK에서 회원자격 양도 신청을 한 뒤 이사회 심의와 총회 표결을 거쳐야 한다.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진행하면 시즌 개막(4월 3일) 전까지 가입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통 3월 초에 개막하는 시범경기 참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당장 SK부터 2000년 3월 31일 정식 창단하는 바람에 그해 시범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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