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를 통해 본 SSG 야구단의 미래[이헌재의 B급 야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9일 1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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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트레이더스? SSG 와이번스? SSG 일렉트로맨?

아니면 SSG 에인절스?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새로 선보일 야구단 이름은 과연 무엇일까요.




마스코트 등을 상징하는 뒷 이름은 바뀔 수 있지만 ‘SSG(쓱)’라는 앞 이름이 쓰일 것은 무척 유력해 보입니다. SSG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브랜드이지요.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고,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삼성이나, 롯데, 기아, 한화 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신세계나 이마트도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SSG라는 브랜드는 아직 그리 널리 통용되는 이름은 아닙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기업인 신세계로서는 야구를 통해 SSG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릴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도 야구를 통해 그룹 이미지를 제고한 모범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한 LG입니다.



중장년층 되시는 분들이라면 ‘럭키금성’이라는 귀에 익은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럭키는 화학 분야, 금성사는 전기·전자·통신 분야를 담당했지요. 더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라면 1947년 구인회 창업주가 만든 ‘락희화학공업사’를 기억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 기업에 머물던 LG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첫 걸음 중 하나는 1995년 1월 3일 ‘LG’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도입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룹 내에서 LG라는 이름을 먼저 쓴 곳이 있습니다. 바로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서 만든 ‘LG 트윈스’ 야구단입니다. 럭키금성은 1990년 2월 모기업인 영문머리 글자를 한 자 씩 따 LG라는 이름을 야구단에 붙였습니다. 트윈스는 그룹이 쓰던 쌍둥이 빌딩을 모티브로 했지요. LG 트윈스는 창단 첫 해 곧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떠올랐습니다.

1995년 럭키금성이 LG로 바뀌면서 ㈜럭키는 LG화학으로, 금성사는 LG전자로, 럭키금성상사는 LG상사로 바뀌었습니다. 이곳저곳에 분산되어있던 이미지들이 ‘LG’라는 이름아래 나라로 묶인 것입니다.




이 같은 이미지 쇄신에 LG 트윈스 야구단은 또 한 번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럭키금성이 LG로 바뀌기 1년 전인 1994시즌에 서용빈, 김재현, 유지현 등 신인 3인방을 앞세워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정상에 우뚝 선 것입니다.당시 LG 트윈스 야구단의 인기는 엄청났습니다. 귀공자처럼 잘 생긴 선수들이 야구까지 잘하니 인기가 없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팀 선수들조차도 LG 선수들을 부러워할 정도였지요. LG 트윈스 야구단이 LG라는 브랜드의 조기 정착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신세계그룹이 1353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SK로부터 야구단을 사면서 내세운 것 중 하나가 ‘비지니스’입니다. 인수 사실 만으로도 이미 신세계과 SSG등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엄청나게 노출됐지요.

만약 SSG 야구단에 스타플레이어가 넘쳐나고, 좋은 성적을 거두며, 거기에 기부 등 사회적인 활동까지 많이 한다면 어떨까요. LG가 그랬던 것처럼 신세계도 야구단을 통해 활짝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헌재 기자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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