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자 복식 정경은, 국민청원…“국가대표 부정선발 의혹” 제기

26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후아막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300 태국 마스터스’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정경은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정경은-백하나 조는 이날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인 중국 천칭천-자이판 조와 맞붙어 세트 스코어 2대1로 아쉽게 패했다. 2020.1.26/뉴스1 © News1

전 배드민턴 여자 복식 국가대표 정경은(31·김천시청)이 2021년 국가대표 선발 과정서 부정선발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정경은은 지난 29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2021년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 심사 의혹을 규명해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31일 오후 2시까지 2500명 이상이 동의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은 지난 18~23일 전북 무주서 열렸다. 여자 복식 선수는 12명이 선발됐는데 정경은은 탈락했다.

정경은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신승찬(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여자 복식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 대표팀의 유일한 메달이었다.

정경은은 백하나(MG새마을금고)와 함께 2019년 덴마크오픈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자복식 세계랭킹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선발전에서 밀렸다.

올해 대표팀은 일단 세계 상위 랭커 선수들이 자동으로 선발됐다.

여자 복식의 경우 세계 4위인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 6위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9위 장예나(김천시청)-김혜린(인천국제공항) 등이 발탁됐다.

하지만 정경은-백하나는 세계 랭킹서 아깝게 밀렸고, 이번 선발전에서 5위 안에 들었어야 태극마크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 정경은이 5위 밖으로 밀리며 탈락했다. 백하나는 3위였다.

이 과정에서 정경은은 부정 선발 의혹을 제기했다. 대표 선발전 성적(50%)과 심사위원 평가 점수(50%)를 합산해 발탁이 진행되는데, 평가점수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

정경은은 “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어느 날 모 심사위원이 특정선수를 거론하는 부적절한 발언 내용을 들었다. 대회에 참가했던 우리 팀 지도자로부터 듣게 됐다”며 “모 선수가 선발된다는 말이 이미 공공연히 떠돌고 있었는데, 소문대로 모 선수는 선발자 명단에 최종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저런 말들을 생각하기 싫었고 마음을 다잡고 선발전에만 집중하려 했다”면서도 “하지만 경기장에 와보니 심사위원 구성부터 문제가 있었다. 6명의 심사위원 중 3명의 심사위원은 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선수들의 지도자들이었다. 한숨만 나오고 너무나 기가 막혔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경은은 9승4패로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공동 7위에 올랐는데, 7승7패를 거둔 선수가 대표팀에 최종 선발됐다. 평가 점수가 당락을 결정지은 셈이다.

나아가 정경은은 “협회의 공식발표(26일)가 있기 전 24일 모 선수로부터 선발자 명단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26일 나온 최종 명단은 충격이었다. 모 선수에게 들었던 선발자 명단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억울하게 탈락한 제게 다시 기회를 주셔서 올림픽 레이스 중인 선수들과 똑같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간청드린다”면서 “선수들의 알 권리를 위해 평가항목, 세부체점기준, 심사위원 자격요건, 심사위원 명단까지 투명하게 공개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