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골퍼들이 많다. 현실적으로도 드라이버샷을 멀리 칠수록 스코어를 줄이기가 유리해진다. 주말 골퍼는 물론이고 세계 최고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도 비거리 향상에 주력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PGA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는 “48인치 드라이버로 400야드를 노려 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광경을 보긴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골프 규칙을 정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 R&A가 골프 클럽 길이를 제한하는 규정 변경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두 단체는 현행 클럽 길이 상한 48인치(퍼터는 제외)를 46인치로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당 규칙 변경 계획은 곧바로 실시되진 않고 3월 초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확정한다.
클럽 길이 상한을 줄이는 것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선수들의 비거리가 골프 종목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클럽 길이가 길어질수록 제구가 어려워지는 대신 비거리는 증가한다. USGA가 공개한 2020년 드라이브샷 비거리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PGA투어의 평균 비거리는 2003년 277.9야드에서 지난해 288.4야드로 10.5야드 증가했다.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양 단체의 시야가 너무 좁은 것 같다”며 “드라이버 샷 비거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돈과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디섐보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어떻게 골프채를 잡아서는 안 된다, 어떻게 스윙해서는 안 된다고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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