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으로 번진 대한레슬링협회장 선거에 공정성 논란이 더해졌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제36대 대한레슬링협회장 선거는 지난달 11일 열렸다. 투표결과 조해상 후보(참바른 회장)가 143표 중 76표를 얻어 63표를 받은 김재원 후보(전 미래통합당 의원)를 제치고 협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15일 협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조 후보의 당선무효를 알리면서 사태가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선거 과정에서 △기부행위 금지 위반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금지 위반 △제3자에 의한 선거운동 위반 등이 드러났다는 것. 이에 조 후보 측이 법원에 당선무효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소송전이 펼쳐졌다. 결국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조 후보는 당선인 신분으로 복귀했다. 협회가 진행하려던 재선거 일정도 취소됐다. 본안 소송 결과에 달렸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용 국민의 힘 의원이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선거공정위원회의 A위원이 조 후보의 가처분 신청 변호를 맡았었다는 사실을 밝힌 것. 앞서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10월 제40회 이사회를 통해 회원종목단체 회장선거의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를 도모하기 위해 회원종목단체 선거공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같은 취지로 구성된 선거공정위원회의 위원이 특정 후보의 변호를 맡았다는 사실에 현장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선거공정위원회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이 밖에도 이 의원은 조 후보 측의 허위공약 유포, 협회의 사 조직화 계획 등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선거를 두고 내홍이 일기도 했다. 연맹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인단 구성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다며 선거 무효를 결정했고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가 무효 공고를 취소하라고 결정했지만 연맹이 이를 따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여전히 잡음이 일고 있다.
한 레슬링 지도자는 “이렇게 절차적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후보가 내건 공약인들 지켜질지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연일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에 선수, 지도자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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