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운드는 전원이 선발 경쟁 분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7일 03시 00분


후끈 달아오른 이천 스프링캠프장
“언제든 5자리 꽉 채울 수 있어” 로켓, 154km 강속구에 투심 위력
미란다는 日-대만 두루 경험 강점… 유희관도 1년 최대 10억원 계약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오른쪽)과 아리엘 미란다(왼쪽)가 15일 경기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훈련 도중 밝게 웃고 있다. 이천=주현희 스포츠동아 기자 teth1147@donga.com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오른쪽)과 아리엘 미란다(왼쪽)가 15일 경기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훈련 도중 밝게 웃고 있다. 이천=주현희 스포츠동아 기자 teth1147@donga.com
“와.”

16일 경기 이천의 두산베어스파크 실내 훈련장에서 갑자기 놀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입국 후 2주간의 자가 격리를 마친 뒤 전날 처음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이틀째 훈련에 집중하던 새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27)에게 예상치 못한 강습 타구가 날아들었을 때였다. 타자의 실수로 자칫 부상 위험이 있었지만 로켓은 본능적인 감각으로 왼손 글러브를 뻗어 공을 낚아챘다. 민첩한 반응에 동료 선수들은 일제히 탄성을 보냈다.

로켓은 역시 전날부터 팀 훈련을 시작한 왼손 아리엘 미란다(32)와 함께 두산의 새로운 원투 펀치로 팀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산은 지난 시즌 활약했던 라울 알칸타라(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와 플렉센(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이 모두 떠나면서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가 생긴 만큼 로켓과 미란다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이번 주부터 마운드 운용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정재훈 투수코치는 “선발 후보 모두가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라면서 “선발 라인업이 확정되지 않은 건 채워 넣을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경쟁을 통해 언제든 꽉 채울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고 단언했다. 투수 최원준(27)은 “선수 전원이 선발 준비를 하는 것 같다”며 투수조 분위기를 전했다.

로켓과 미란다도 믿음직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켓은 최고 시속 154km의 강력한 구속을 자랑한다. 특히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게 두산 코치진의 평가.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40인 로스터에 들었던 로켓은 2020시즌 뉴욕 메츠와 시애틀에서 7경기에 출전해 16.1이닝을 던지고 1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했다.

미란다는 뛰어난 적응력으로 불과 이틀 만에 팀에 녹아든 모습이다. 자신의 훈련 일정을 마친 뒤 훈련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개별 훈련 중인 동료 선수들 사이를 휘저으며 말을 걸고 웃음꽃을 자아내기도 했다. 미란다는 MLB 통산 44경기에 나서 13승 9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일본, 대만 리그를 경험하면서 아시아 타자의 특징도 꿰고 있다. 특히 같은 쿠바 출신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33)와 절친한 사이인 만큼 국내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스틴 니퍼트, 조시 린드블럼의 공백을 알칸타라와 플렉센이 메웠듯, 올 시즌에는 로켓과 미란다가 그 역할을 해내야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왕조도 유지될 수 있다.

이날 캠프에는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유희관(35)의 잔류 소식도 들어왔다. 계약을 위해 유희관이 캠프에 나타나자 동료 김재호 오재원 등이 나서 환영의 인사를 보냈다. 계약에 난항을 겪었던 유희관은 연봉 3억 원에 옵션 7억 원 포함 총 10억 원에 사인했다. 유희관은 “좋은 후배들이 많지만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 좋은 경기력으로 1년 뒤 다시 판단을 받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희관은 올해 팀 동료 장원준을 넘어 역대 좌완 최초 9년 연속 10승 대기록에 도전한다.

이 밖에 최원준, 이영하(24), 김민규(22) 등 20대 선발 요원들도 로테이션 진입을 위한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천=강동웅 leper@donga.com·강홍구 기자
#스프링캠프#두산#마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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