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서울의 K리그1(1부) 개막전이 끝난 후 초등학생 시절의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기성용(32·서울)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날 선발로 36분간 뛴 그는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절대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 (폭로한 측의) 주장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증거가 있으면 빨리 증거를 내놓고 여론 몰이를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용은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 A, B 측이 주장하는 회유나 협박에 대해서도 단호히 “아니다”고 밝혔다. A 씨와는 직접 통화를 했고, 아는 후배를 통해 B 씨와 연락을 했다는 기성용은 “폭로가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고 기사를 내면 내가 (만나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한 번 통화한 (A 씨는) 입장이 다르다는 등 횡설수설해 통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앞서 A, B 씨는 지난달 26일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기성용 측이 자신들을 압박했다고 주장하며 압박, 회유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 등을 서울과 기성용 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성용은 “금전 얘기는 오간 적이 없다. 회유했다는 말도 있을 수 없다. 증거가 있으면 보여주면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A, B 씨가 오히려 2004년에 학교 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나를 위해 당시 (축구부 숙소) 상황에 대해 증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다. 앞으로 (A, B 씨에게) 자비란 없다. 어떤 목적이 있는지 이유를 밝히고, 법적으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기성용이 회견한 직후 박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 “기성용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 조만간 증거 전체를 공개하겠다”고 맞받았다. 이에 따라 양측의 진실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 주장을 입증할 물증이 사실관계를 가리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