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 박지수(뒤)가 1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생명 배혜윤이 슛을 쏘지 못하도록 긴 리치로 압박하고 있다.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에서 고전하던 박지수는 골밑에서 압도적인 위력을 되찾으며 3, 4차전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팀의 최종 5차전은 15일에 열린다. 청주=뉴스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역대급 접전 끝에 마지막 5차전까지 왔다. 삼성생명이 1, 2차전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4위 팀으로 우승 기적을 연출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군계일학’ 박지수(196cm)가 이끄는 KB스타즈가 벼랑 끝에서 2경기를 잡아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제 두 팀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이 났고, 써 볼 수 있는 전략도 전부 노출이 됐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서로 모든 게 다 나왔으니 5차전은 얼마나 정신력을 갖고 임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갑자기 다른 걸 준비할 수는 없으니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공 하나, 스텝 하나의 싸움”이라며 5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1∼4차전과 마찬가지로 5차전에서도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역시 박지수다. 삼성생명은 1, 2차전에서 박지수를 끈질기게 괴롭히고 골밑 접근을 막으면서 승리를 낚았다. 하지만 박지수는 3, 4차전에서 적극적으로 골밑을 사수하며 51득점에 리바운드를 35개나 잡아내며 팀을 구해냈다. 특히 마지막 5차전에서 휴식 없이 40분을 뛸 박지수의 공격 리바운드를 삼성생명이 얼마나 막아낼지가 관건이다. 4차전에서 박지수는 수비 리바운드(7개)보다 공격 리바운드(12개)를 더 많이 잡아내며 팀 공격이 실패했을 때 2차 득점을 올리고 팀의 공격 횟수도 늘렸다.
반면 삼성생명은 박지수의 높이를 제어하지 못하면서 전체적으로 공격에 비해 수비 시간이 길어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3차전 전반까지도 수비 때 박지수의 공격 리바운드 쇄도를 번갈아 막아내던 김한별, 배혜윤의 ‘박스 아웃’(수비수가 골밑에서 자신의 전담 공격수를 엉덩이, 등, 허리 등으로 리바운드 사정권에서 밀어내는 동작)이 후반 들어 통하지 않았다.
4차전에서 삼성생명은 공격에서 박지수가 외곽 수비를 위해 골밑을 비운 사이 김보미, 윤예빈 등의 인사이드 돌파와 3점포로 KB스타즈와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고비 때마다 박지수에게 연이은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을 내주며 반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박지수는 3쿼터 53-48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득점을 성공시켰다. 4쿼터 63-57에서도 본인의 슛이 림을 맞고 나오자 재차 리바운드를 잡아 공을 외곽으로 뺀 뒤 다시 1 대 1 공격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올렸다. 67-63에서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염윤아의 골밑 득점을 도왔다.
삼성생명으로서는 박지수에게 허용한 공격 리바운드가 고스란히 실점으로 연결되는 것을 막는 것이 5차전 최대 숙제다.
앞선 두 경기에서 박지수가 김한별과 경합을 하고 공격 리바운드를 노리는 과정에서 김보미 등이 박지수에게 접근해 사전 체킹 등을 해주는 타이밍이 늦었다. 파울이 나오더라도 박지수가 쉽게 리바운드를 따내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달려들 필요가 있었다. 임 감독이 4차전 후 “파울에 여유가 있을 때 이용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4차전에서 윤예빈과 김단비는 파울 1개, 김보미는 2개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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