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프로야구 두산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되는 집안’이다. 그런 두산에도 고민이 있다. 바로 마무리 투수다. 2018년 함덕주, 2019년 이형범 등 팀의 주전 마무리는 매년 새로 정해야 했다. 지난해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함덕주(10세이브), 이영하(6세이브) 등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7명이나 됐다.
같은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던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올 시즌을 책임질 새 마무리를 찾았다. 지난해 SK(현 SSG)와의 2 대 2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오른손 투수 이승진(26)이다. 애초 김강률, 홍건희, 박치국까지 총 4명의 후보를 저울질하던 김 감독은 네 선수 중 유일하게 정규시즌 세이브 기록이 없는 이승진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올해로 프로 4년차를 맞는 이승진은 통산 84경기에서 2승 5패 6홀드, 평균자책점 5.64를 기록 중이다.
김 감독이 이승진을 택한 건 공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최고 시속 140km대 후반 패스트볼을 던지던 이승진은 지난해 트레이드 직후 2군에서 투구 밸런스를 가다듬으면서 구속을 150km대로 끌어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부진했던 주전 이영하를 대신해 5경기 6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큰 경기에서도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강점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시즌 4700만 원에서 올해 1억 원으로 연봉이 대폭 상승한 것도 좋은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캠프 때부터 최고 구속 149km를 찍었다. 남은 준비 기간에는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가다듬을 계획이다. 후한 처우에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세뱃돈 받을 때처럼 큰절을 할 뻔했다”는 이승진은 내년에도 웃는 얼굴로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까.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두산 팬들의 시선이 그의 손끝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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