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KLPGA 5관왕 김효주
25일 기아클래식 출전 위해 출국 “상반기 트로피 들고 올림픽 가고”
작년 아쉬웠던 핀 공략 집중 보완, 후배들 위해 실내연습장도 세워
“올 시즌에는 꼭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우승을 다시 해보고 싶어요.”
‘골프 천재’ 김효주(26·롯데)는 2년 만에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LPGA투어에서 뛰는 대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전념했다. 국내 무대가 좁다는 듯 상금왕 등 5관왕에 올랐다. 6년 만에 한국 무대에 복귀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는 기분 좋은 상승세를 LPGA투어에서 계속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17일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자동차에서 전화로 만난 그는 “다음 주 기아 클래식에 참가하는데 시차 등 현지 적응을 위해 조금 일찍 출국하기로 했다”며 “미국 현지에 자가 격리는 없지만 이틀 정도 숙소에 머물며 컨디션 조절을 한 뒤 감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5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에서 열리는 LPGA투어 기아 클래식은 2019년 11월 투어챔피언십 이후 처음 출전하는 LPGA투어 대회다. 국내에서만 뛰고도 그의 세계 랭킹은 9위에 올라 있다.
그는 ‘첫술에 배부르지 않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첫 대회부터 큰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것. 그는 “나흘 동안 라운드를 하며 그동안 연습했던 것을 충분히 써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성적이 나오면 당연히 좋겠지만, 성적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긴 시즌을 잘 치러낼 감을 익히는 데 목표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우승에 대한 욕심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초청 선수로 출전한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LPGA투어에 진출한 뒤 2015년 파운더스컵, 2016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을 맛봤다. 하지만 거기서 멈췄다. 이후 2018년 US 여자오픈을 비롯해 2019년 세 차례 준우승했을 뿐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오랜만에 LPGA투어 우승을 해보고 싶다. 지난해에도 시즌 1승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무대가 다르긴 하지만 올해도 시즌 1승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 에이스로 활약한 그는 7월 개최 예정인 도쿄 올림픽 출전도 겨냥하고 있다.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상반기 우승 사냥이 절실하다.
5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그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체력과 경기 운영 능력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평소 동계훈련을 치르던 태국 대신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강도 높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는 “상체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전체적인 신체 균형이 깨지는 것 같아 하체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며 “지난해에 핀 공략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올바른 공략법과 이에 맞는 스윙 등 경기 운영 능력에 관해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 완벽한 모습으로 시즌을 맞이하고 싶었다. 1월 LPGA투어 개막전이 아닌 3월에 열리는 기아 클래식을 올 시즌 첫 대회로 선택한 이유다.
바쁜 와중에도 그는 후배들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최근 자신의 고향인 강원 원주에 골프 아카데미를 세웠다. 2층 건물에 10타석 규모의 실내 골프 연습장과 골프 시뮬레이터 5개 등을 갖췄다. 김효주는 “한국에 올 때마다 아카데미에 들러 직접 지도하는 등 도움을 줄 예정”이라며 “먼 훗날이지만 은퇴 뒤에도 유망주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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