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증오범죄에 분노한 파키아오 “대신 나랑 싸우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일 16시 26분


“대신 나랑 싸우자.”

프로복싱 8체급 석권자인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3)가 최근 국제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인 대상 증오범죄 중단을 촉구하며 다른 아시아인을 폭행하는 대신 자신과 맞붙자고 나섰다.

파키아오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 및 타갈로그어(필리핀 내 언어) 등 4개 언어로 작성된 사진을 게재했다. 미국 등에서 저질러진 증오범죄의 희생자들을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내세운 이 사진에는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무방비한 아시아인 공격은 그만. 대신 나와 싸워라”고 적혀 있다. 파키아오는 사진과 함께 “우리의 피 색깔은 모두 같다. 차별을 멈춰라. 모든 사람에게 사랑과 평화를”이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620만 명과 266만 명의 팔로워를 지닌 그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는 수 십 만 명이 ‘좋아요’ 등으로 지지를 표시했다.

플라이급(50.80kg)에서부터 웰터급(66.68kg)까지 8체급에서 12개의 챔피언벨트를 차지했던 그는 2019년 7월 케이스 더먼(33·미국)과의 WBA(세계복싱협회) 웰터급 타이틀매치에서 승리한 후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필리핀 상원의원이자 집권여당인 PDP라반 대표이기도 한 그는 2022년 필리핀 대선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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