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히트 활약’ 김하성 “꿈꿨던 구장에서 플레이…이제 시작”

4일 애리조나전에서 데뷔 첫 선발 출전…2안타 1타점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멀티히트 활약을 펼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김하성은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일 애리조나와 개막전에서 대타로 출전,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김하성은 이날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회 2사 1, 2루 찬스에서 좌전 적시타로 빅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좌전 안타를 날렸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67(42타수 7안타)로 타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 나선 김하성은 “꿈꿨던 구장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 좋았다. 팬분들이 반겨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더 힘이 났다”며 첫 선발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첫 안타에 대해서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 같다”고 말했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김하성은 4회 2사 1, 2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애리조나 투수 라일리 스미스가 던진 7구째 싱커는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난 것으로 보였지만 구심은 루킹 삼진을 선언했다. 김하성도 다소 억울한 표정을 지은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아쉽긴 하다”고 속내를 밝힌 김하성은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일단 팀이 이겼기 때문에 기분 좋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뛰었던 그는 이제 메이저리그에 익숙해져야 한다. 스트라이크존도 그중 하나다.

김하성은 “사실 7년을 한국에서 뛰고 2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적응하려는 건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야구는 똑같다. 가능한 빨리 적응해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이전과 달리 확실한 주전 자리도 보장할 수 없다. 샌디에이고의 내야는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손꼽힐 만큼 탄탄하다. “사실 한국에서는 계속 주전으로만 나가서 루틴이 있었다”고 떠올린 김하성은 “일단은 내가 열심히 잘해야 계속 경기에 나갈 기회를 받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준비를 잘해야 한다. 대타나 이런 게 쉬운 게 아닌 만큼 선발 출전했을 때 결과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팀에는 빨리 녹아들었다. “팀 동료들이 정말 좋다. 감독님들부터 코치님들까지 다 좋다. 다들 잘 챙겨줘서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좋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매니 마차도는 김하성의 첫 안타 기념구를 전달받은 뒤 다른 공을 관중석에 던지기도 했다. 마치 기념구를 던지는 듯한 장난이었다.

김하성은 “정말 좋은 팀 메이트다. 선수들을 빨리 보고 싶어서 경기장에 빨리 나오고 싶을 정도”라며 “(마차도가 공을 던지는) 그 장면은 못 봤다. 나중에 마차도가 자기가 그렇게 했다고 말해주더라”고 웃었다.

김하성의 어머니도 이날 경기장을 직접 찾아 아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김하성은 “나만큼이나 잘하길 바랐던 게 우리 가족”이라며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부모님이 오셔서 밥을 챙겨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아들이 혼자 해외에 있어서 걱정돼 들어오신 것 같다. 가족들도 보고 싶었다. 어머님이 내가 야구를 하면서 늘 뒷바라지를 해주셨기 때문에 어머니가 있는 게 편한 것 같다”고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제 막 새로운 출발선에서 첫발을 뗐다.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집중력이 가장 큰 것 같다”며 “이제 처음 선발로 나간 거라 당연히 기분은 좋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평정심을 잘 유지해서 앞으로 남은 경기를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