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찌르는 속공 토스 진성태 득점… 마지막 나경복 범실도 이끌어내
1위 대한항공, 1패 뒤 승부 원점… 요스바니 39점 폭발, 수비도 몸 던져
풀세트 접전 끝에 기사회생했다.
대한항공이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우리카드에 3-2(25-20, 27-29, 25-20, 23-25, 15-13) 신승을 거뒀다. 전날 1차전 패배를 되갚으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역대 15번의 챔프전 중 1차전을 내주고 2차전을 가져간 팀이 챔프전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4번(26.7%)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 팀 사령탑의 온도 차는 극명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선수단에 ‘승부를 즐기되 승리에 집착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며 부담감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썼다.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는 경기를 즐기지 못했다. 챔프전은 쉽고 간단하지 않다. 좁은 길을 헤쳐 나가기 위해 모든 신경을 곤두세울 것”이라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음을 시사했다.
경기는 마지막 5세트까지도 팽팽했다. 이날 1, 3세트를 가져간 안방 팀 대한항공과 2, 4세트를 이긴 방문 팀 우리카드는 5세트 들어서도 13-13까지 2점 이상 격차를 벌리지 못하며 접전을 이어갔다. 최고의 무대 챔프전에 걸맞은 경기였다.
팽팽했던 균형을 무너뜨린 건 V리그 최고의 세터로 꼽히는 대한항공 한선수(35·사진)의 손끝이었다. 한선수는 13-13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속공 연결로 센터 진성태(28)의 득점을 이끌었다. 5세트 대한항공의 첫 속공이 승부처에서 나왔다. 이어진 진성태의 서브가 네트를 맞고 넘어오면서 우리카드의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고 이후 우리카드 나경복(27)의 퀵 오픈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대한항공은 환호했다. 우리카드는 나경복 공격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네트터치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썼지만 노터치로 판정됐고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30)의 경기력도 빛났다. 라이트 요스바니는 이날 양 팀 최다인 39득점(공격성공률 53.03%)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요스바니는 13개의 디그 시도 중 10개를 성공하며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몸을 던졌다. 1블로킹, 3서브도 성공했다. 레프트 정지석(26)도 블로킹만 6개를 하며 23득점(성공률 54.83%)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상대(28개)보다 많은 범실(35개)은 남은 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산틸리 감독은 경기 뒤 “10년은 더 늙어버린 것 같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루 휴식을 취한 두 팀은 14일 우리카드 안방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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