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 끝난 FA 협상, ‘차거상’의 선택은?[강홍구의 터치네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6일 10시 27분


2021 프로배구 여자부 자유계약선수(FA) 협상기간이 막을 내렸다. 여자부 역대 2위 보수 총액(총 6억 5000만 원)으로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선택한 레프트 이소영을 제외하면 별다른 이동 없이 협상기간이 마무리 됐다. 또 디그여왕 리베로 김해란이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주전 세터 2명의 이동에 갖가지 이적설이 쏟아졌던 지난시즌과 비교하면 고요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일단 이소영의 원 소속구단 GS칼텍스의 보상선수 선택이 있다. 인삼공사는 16일 낮 12시까지 보호선수 명단(영입선수를 포함한 6명)을 제시해야 하고, GS칼텍스는 그 이외의 선수 중 1명을 이소영의 직전 시즌 연봉 200%와 함께 보상선수로 받을 수 있다. 직전 시즌 연봉의 300%를 받는 방법도 있다.


이제 관심은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선택에 쏠린다. 차 감독은 부임 이후 꾸준히 타 팀과의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며 팬들에게 ‘차 거상’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9시즌 FA 당시에도 레프트 표승주를 IBK기업은행에 내주고 보상 선수로 세터 염혜선을 지명한 뒤 바로 인삼공사와의 센터 한수지 트레이드를 성사하는 ‘큰 그림’을 보여주기도 했다. 팀에 절실했던 베테랑 센터를 채워 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트레이드 당시엔 궁금증을 낳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팀에 득이 되는 트레이드를 잘 진행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작 스스로는 “팀 사정에 맞게 한 것 뿐”이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관건은 인삼공사가 보호선수 명단에 어떤 선수를 넣느냐다. 인삼공사의 경우 최근 몇 시즌 동안 꾸준히 신인드래프트 상위 픽을 가져가면서 재능 있는 유망주들을 꾸준히 영입해왔다. 즉시 주전감은 아니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재목이 많다. GS칼텍스는 레프트 빈 자리를 유서연으로 채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밖에 박혜민에, 올 시즌 센터로 뛴 권민지도 장기적으로는 레프트에 대한 갈망이 크다. 보상선수로 다른 포지션을 선택해 또 다른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인삼공사에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보호선수 명단을 내밀 가능성도 있다. 주전 한송이, 박은진에 팀의 미래로 꼽히는 정호영까지 유능한 센터 자원이 많은 만큼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선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제7구단 창단을 준비 중인 ‘페퍼저축은행’의 선수 지원과 관련해 보호선수 명단을 추려야 한다. 보호 선수 9명 외에 1명씩을 신생팀에 내주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내부 FA들이 이적 카드로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계약 FA 역시 자유계약 선수관리규정(제5조 3항)에 따르면 해당 시즌 어느 구단과 선수 계약을 체결할 수 없지만 신생팀에서 영입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적용하는 방안을 20일 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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