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28·삼성) 선수가 2015년도에 한국시리즈까지 가서 결국 우승을 못했죠. 그런 면에서 박용택 해설위원과 좀 비슷합니다. 잘못하면 우승 반지를 못 끼고 떠날 수도 있어요.”
18일 프로야구 삼성과 롯데의 경기를 중계하던 김현태 KBS 아나운서(54)가 이런 말을 꺼냈다. 8회초 삼성이 5-0으로 앞선 가운데 2번 타자 구자욱이 선두 타자로 나와 롯데 서준원과 풀카운트 싸움을 벌이던 중이었다. 그의 옆에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박용택 KBSN 해설위원이 있었다. 박 위원이 “(구자욱 선수는) 아직 한참 남았다”고 넘어가려 하자 김 아나운서는 “자꾸 (구자욱을) 박용택 위원과 비교하게 된다”고 대꾸했다.
그러자 각종 야구 게시판에는 LG팬들의 불만 글이 쏟아졌다. 2002년 LG에 입단한 박용택은 19년간 2236경기에 나서 개인 통산 타율 0.308, 2504안타, 213홈런을 기록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하지만 결국 우승 반지를 껴 보지 못하고 은퇴했다. 한 누리꾼은 “박용택 위원이 가장 아쉬워하는 일이 우승 반지를 못 낀 것인데 김 아나운서가 선을 넘은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다.
KBO리그 시즌 초반 일부 중계진의 부적절한 발언이 야구팬들의 원성을 사며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51)은 10일 한화와 두산 중계를 보던 중 불펜 소모를 막기 위해 야수를 마운드에 올린 한화 코치진을 겨냥해 “야수가 (투수로) 올라오는 경기는 최선을 다한 경기가 아니다. ‘과연 입장료를 내고 이런 경기를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튿날 안 위원은 “선수기용과 운용은 감독 고유 권한이다. 그에 반감을 갖는 것은 아니고, 늘어진 경기가 더 늘어질 것을 걱정했다”며 사과했다.
일각에서는 중계진이 발언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해설위원이 선수나 감독에 대한 사실을 설명해주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개인 방송이 아닌 공간에서 도를 넘는 발언을 하는 건 적절치 못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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