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2연패를 달성한 박현경(21·한국토지신탁)이 공을 아버지인 캐디 박세수 씨에게 돌렸다.
박현경은 2일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파72·653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박현경은 9언더파 279타인 공동 2위 그룹 김지영2(25·SK네트웍스), 김우정(23·BC카드)을 1타 차로 앞서며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로써 박현경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978년 창설된 KLPGA 챔피언십에서 타이틀을 방어한 것은 지난 1982년 고(故) 구옥희 이후 39년 만이다. 당시 고 구옥희는 1980년부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더불어 이번 우승으로 2018년 프로에 데뷔한 박현경은 개인 통산 3승째를 올리게 됐다.
공동 3위로 3라운드를 마쳤던 박현경은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박현경은 침착했다. 9번홀(파4)에서 한 타를 줄인 뒤 12번홀(파4), 1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해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후 박현경은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선두 자리를 유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박현경은 “시즌 첫 승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생각 보다 빨리 찾아와서 얼떨떨하다. 이렇게 역사가 깊은 대회에서 2연패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선물 같다”며 “타이틀 방어 성공한 내 자신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박현경은 우승 후 방송 인터뷰 중에 눈물을 글썽이며 아버지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박현경의 아버지 박세수 씨는 캐디이자 조언자 역할을 맡고 있다.
박현경은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아버지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오늘도 13번 홀에서 캐리 거리가 나와서 7번과 8번 아이언을 고민할 때 아버지께서 8번으로 치라고 하셔서 8번으로 쳤는데 탭인 버디가 나왔다”며 “이번 대회에서 아버지 선택이 80퍼센트 정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이번 우승의 원동력은 아버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눈물은 내 마음 고생에 대한 것었다면, 올해는 아버지에 대한 뭉클함”이라면서 “인터뷰 중에 아버지 생각이 나서 울컥하고 뭉클했다. 울지 않으려 노력했다. 모든 선수들이 이번 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으로 바람을 많이 맞으면서 고생했는데, 옆에서 함께한 아빠도 고생했을 거라는 생각에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일찌감치 올 시즌 첫 승에 성공한 박현경은 “시즌 2승을 목표로 잡고 하겠다. 지금까지 우승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남은 대회에서도 안주하지 않고 노력해 시즌 2승에 도전하겠다. 시즌에는 꾸준하게 좋은 성적 내고 톱10 안에 들어서 대상을 타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