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외국인 감독은 희생번트를 싫어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KIA 윌리엄스 감독은 반대다. KIA는 5월까지 45경기를 치르는 동안 희생번트를 총 20개 기록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KIA는 지난해에도 희생번트 63개를 성공시키면서 KT(64개)에 이어 2위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 워싱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4년(5위)과 2015년(공동 4위)에도 내셔널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희생번트 작전을 자주 썼다. 윌리엄스 감독이 메이저리그 통산 378홈런을 기록한 ‘거포’ 출신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렇게 ‘스몰볼’을 추구하는 건 다소 의외처럼 보인다.
번트 사인이 잦은 이유에 대해 윌리엄스 감독은 “성공하는 경험을 쌓아야 개인과 팀 모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적시타가 나오고 득점이 나와야 서로 축하할 일도 생기고 더그아웃 분위기도 활기차게 변한다. 팀 분위기를 생생하게 만들 수 있도록 최대한 주자를 득점권에 많이 두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성공 경험을 중시하는 건 거꾸로 올해 KIA는 성공 경험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다. 개막 첫 두 달 동안 KIA는 팀 OPS(출루율+장타율) 0.689로 10개 팀 가운데 9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고 팀 순위도 8위까지 내려앉았다.
무엇보다 통산 334 홈런을 친 최형우(37)가 눈병으로 26일 동안 전력에서 빠진 게 컸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형우가 돌아오면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으로 로테이션을 걸렀던) 이의리(19)도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