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스리랑카와 월드컵 2차예선 킥오프전 묵념
붉은악마·인천 서포터즈 걸개로 유 전 감독 애도
김신욱 전반 14분 선제골 후 유상철 유니폼 들고 세리머니
벤투호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스리랑카전에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추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스리랑카와 월드컵 2차예선 H조 5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에서 대한축구협회는 향년 50세의 나이로 하늘의 별이 된 유 전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경기 전 전광판에 헌정 영상을 상영하고, 묵념을 진행했다.
친선경기가 아닌 월드컵 예선이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과 협의를 통해 유 전 감독을 추모할 수 있었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찬 김신욱(상하이 선화)을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은 검은색 암밴드를 팔에 착용했고 스태프도 리본을 착용해 고인을 추모했다.
선수단 표정은 무거웠으나, 세상과 일찍 작별한 대선배를 위해 반드시 승리하겠단 의지가 표정에 묻어났다.
벤투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유상철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로서 한국 축구가 가장 좋았던 시기에 국민에게 기쁨을 줬고 영광을 함께 했던 사람이다. 같은 축구인, 동료로서 같은 시대를 더 이상 살 수 없게 됐다”며 “한국 축구계와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추모했다. 또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조문할 수 없는 벤투호는 전날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훈련을 앞두고 유 전 애도하며 묵념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고양종합운동장의 수용 인원 10%인 4000여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팬들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 하늘로 간 유 전 감독을 기렸다.
대표팀 응원단인 ‘붉은악마’도 유상철 감독의 등번호 6번을 추모하는 의미로 킥오프 이후 전반 6분까지 응원을 하지 않았다.
또 추모 통천과 함께 국화꽃 66송이를 부착한 현수막을 관중석에 게시했다.
현수막에는 “우리의 외침에 투혼으로 답한 그대를 기억합니다. 故 유상철 감독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혔다. 유 전 감독이 생존 마지막으로 지휘했던 인천 서포터즈 파랑검정도 “그대와 함께한 시간들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달아 애도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유 전 감독을 기억하는 팬이 있었다.
경기장을 찾은 조승훈(35)씨는 ‘LEGEND NEVER DIE’라는 걸개를 직접 제작해 들고 와 “전설을 떠나보내게 돼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부터 스리랑카를 몰아친 벤투호는 전반 14분만에 김신욱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김신욱은 득점 후 터치라인으로 가서 코치진에게 유 전 감독의 등번호 6번과 이름이 적힌 대표팀 유니폼을 동료들과 들고 세리머니를 했다.
한편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유 전 감독은 지난 7일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고인은 A매치 통산 124경기에 출전해 18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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