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자책골로 기록된 동점골
손흥민 코너킥 받아 절묘한 헤딩… 벤투 감독도 “잘 녹아들어” 칭찬
올시즌 7골중 머리로 5골 성공… 월드컵-올림픽팀 명단 모두 올라
“영광이죠. ‘월드 클래스’ 선수인데 많이 배우고 싶어요. 그래도 저 스스로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습니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대비한 축구 국가대표 및 도쿄 올림픽 대표팀 소집 명단이 발표됐던 지난달 24일. 생애 첫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포항 송민규(22)에게 손흥민(29·토트넘)은 축구를 하는 ‘이유’ 그 자체다. 그를 생각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명단이 발표되고 ‘롤 모델’과 함께 뛰게 된 소감을 물으니 “손흥민을 닮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K리그에서 10골을 터뜨리며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손흥민 선배의 장기인 헛다리짚기를 제대로 살려보고 싶다. ‘손흥민 바라기’로서 실력을 입증해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고, 시즌에 들어와서는 손흥민과 같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한 단계 진화했음을 입증했다.
정작 손흥민은 송민규의 헤딩에 매료됐다. 전방 공격수로는 크지 않은 179cm의 키로 지난 시즌 10골 중 5골, 이번 시즌 7골 중 5골을 머리로 넣은 송민규는 13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레바논과의 최종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6분 머리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상대 선수가 맞아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절묘한 위치 선정으로 손흥민의 코너킥을 정확하게 이마에 갖다 댔다. 손흥민은 송민규의 헤딩 동작을 흉내 내며 송민규와 격하게 포옹을 나누고 축하해 줬다.
손흥민과의 조합은 첫 호흡치고 상당히 좋았다. 전반 레바논의 밀집 수비와 교묘한 경기 지연작전에도 손흥민이 전방에서 겹수비와 치열하게 공간 확보 싸움을 벌이는 사이 왼쪽 측면을 돌파로 허물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도 “잘 녹아들었다”며 송민규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손흥민은 “레바논전에서 민규가 잘했다고 생각한다.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다”며 칭찬했다. 손흥민이 송민규를 “미래가 밝다”며 ‘헤딩 머신’으로 눈도장을 찍으면서 올림픽 대표팀의 공격수 엔트리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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