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난 줄”…KBO 드림올스타 투표, 삼성 ‘파란 물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7일 22시 04분


“이런 선수들과 함께 있는 게 영광이죠.”

허삼영 삼성 감독이 16일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24명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뒤 꺼낸 소감이다. 삼성은 LG, 키움과 함께 개별 구단으로 가장 많은 4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투수 원태인(21), 포수 강민호(36), 내야수 오재일(35)과 외야수 박해민(31)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최근 삼성에는 또 하나의 영광스러운 일이 생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다음 달 24일 예정된 올스타전 개최를 앞두고 14일부터 올스타 투표를 시작한 가운데 드림 올스타의 선수 포지션 12개 모두가 삼성 선수로 채워진 것이다. 투표는 다음 달 9일까지로 변동의 여지는 많지만 투표 첫날부터 삼성의 파란 물결은 계속되고 있다. 올스타 투표를 하러 KBO 홈페이지를 방문한 한 야구팬은 “시스템 오류가 난 줄 알았다”며 헛웃음을 삼키기도 했다.

17일 오후 3시 기준으로 드림팀 선발 후보 자리엔 이번 시즌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원태인이 6만9311표로 최고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2위 최원준(두산)이 얻은 표(2만2080표)의 3배를 넘는다. 중간계투 우규민도 6만8467표로 2위 이승진(두산·2만3653표)에게 크게 앞서고 있다. 마무리 투수 부문 1위 오승환(6만7955표)과 2위 김원중(롯데·2만1263표)의 표 차도 적지 않다.

외야수 세 자리도 모두 삼성 선수들이 점령했다. 구자욱이 6만3155표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가운데 2위 박해민이 5만5494표, 3위 김헌곤(4만5948표)이 뒤를 잇고 있다. SSG의 추신수와 두산의 박건우가 각각 4위(3만8508표), 5위(3만7795표)다.

이 같은 삼성의 독주는 나눔 올스타의 득표 현황과도 대조적이다. 나눔 올스타 투표에서는 LG(7명)와 한화(3명), 키움(1명), NC(1명) 등이 포지션을 나눠 가지고 있다. 다만 KIA는 한 자리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은 지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 한결 나아진 전력으로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팬심을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내야수 부문은 표차가 비교적 적어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1루수 부문에서는 1위 오재일(4만9781표)을 2위 강백호(KT·3만9315표)가 맹추격하고 있다. 2루수 부문 1위 김상수(5만1211표)와 롯데 안치홍(2위·3만3965표), 3루수 1위 이원석(4만7501표)과 SSG 최정(2위·3만4855표)의 차이도 근소하다.

삼성이 역대 올스타전에서 최다 비율의 선수를 배출한 건 매직 올스타 베스트 10명 중 9명(90%)이 이름을 올린 2003년이다. 12명 올스타 체제에서는 2015년 6명(50%)이 최고 기록이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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