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던 이다영(25·흥국생명)이 그리스로 향할까. 대한배구협회의 입장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28일 “협회의 입장은 바뀐 게 없다. 이다영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은 어렵다”고 말했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국내에서 물의를 일으킨 선수에 대해서는 ITC 발급이 제한된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이다영의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고, 협회는 여전히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다영은 쌍둥이 자매 이재영(흥국생명)과 함께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지난 2월 이들을 향해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되자 구단은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대한배구협회도 무기한 국가대표 박탈 처분을 했다.
그런데 흥국생명은 오는 30일 한국배구연맹(KOVO) 차기시즌 선수 등록 마감일에 맞춰 이재영과 이다영을 등록하겠다는 내부 입장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복귀가 전망되는 이재영과 달리 이다영은 해외 진출을 타진한다.
지난 11일 터키 스포츠에이전시 CAAN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다영이 그리스 PAOK 테살로니카와 계약했다”고 알렸다. 현재 관련 내용은 삭제됐다. 당시 흥국생명 관계자는 “국내에서 풀어야할 문제가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일반적으로 해외 진출을 위한 절차에선 선수를 보내는 협회와 구단, 받는 협회와 구단, 선수 등 다섯 부분이 모두 동의를 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배구협회는 이다영의 해외 진출을 위한 ITC 발급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흥국생명으로부터 구두 문의 정도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절차가 시작된 건 없다”면서도 “협회가 하는 이야기는 똑같다. ITC 발급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협회가 ITC 발급을 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스배구협회나 이다영과 계약을 추진하는 PAOK 구단에서 국제배구연맹(FIVB)을 통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또는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에 재소도 할 수 있다.
협회가 일관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흥국생명과 이다영이 어떤 결론을 내린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흥국생명은 선수 등록을 마친 뒤 쌍둥이 자매의 향후 거취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의 복귀 준비에는 진행 중인 소송 결과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법률대리인 선임을 마치고 학교 폭력 폭로자들과의 진실 공방에 돌입했다. 이들은 현재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됐을 때부터 비난을 쏟아냈던 팬들의 반응은 쌍둥이 자매의 복귀 준비 소식에 더욱 성이 난 분위기다.
온라인 상에서 뜻을 모은 일부 팬들은 트럭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여자배구 학폭 가해자 복귀 반대’라는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흥국생명 빼고 전부 반대하는 학폭 가해자의 컴백”이란 문구를 담은 트럭은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본사, 서울 마포구 KOVO 앞 등을 운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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