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기계’ 스즈키 이치로(48·은퇴)에게 카레라이스가 있었다면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사진)에게는 오믈렛이 있었다. 이치로가 미국에 건너간 후 내내 아침밥으로 카레라이스를 먹은 것처럼 오타니도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에는 아침마다 직접 오믈렛을 만들어 먹는 게 일과였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시절에는 기숙사 생활이라 아침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미국에서 ‘자취’를 시작하면서 아침밥이 골칫거리가 됐다.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 씨 댁에서 저녁 식사 초대를 해주시면 남은 음식을 싸와 아침을 해결할 정도였다. 그러다 오믈렛 요리를 시도해 봤는데 재미있었다. 나중에는 한 손으로 프라이팬 위의 달걀을 뒤집을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금란(禁卵)’을 시작했다. 오믈렛은 물론이고 달걀 섭취를 아예 끊은 것. 오타니는 지난해 겨울 일본에 머물면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혈액을 채취해 한 식품 회사로 보냈다. 이 회사에서는 어떤 음식이 경기력 향상과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하필 달걀이 오타니와는 잘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란과 함께 오타니는 다시 아침밥 메뉴를 고민하게 됐지만 상대 투수에게는 오타니가 고민거리가 됐다. 오타니는 29일 뉴욕 방문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첫 타석에서 뉴욕 양키스 선발 마이클 킹(26)이 던진 커브를 받아쳐 선제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는 시즌 26호 홈런으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토론토)와 함께 MLB 홈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 홈런 타구는 시속 117.2마일(약 189km)로 날아가 양키스타디움 우중간 담장을 넘어 갔다. 오타니가 MLB 진출한 이후 기록한 가장 빠른 타구 속도다.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는 투수로 나선 4월 5일 경기 때는 MLB 데뷔 후 최고 구속 타이인 시속 101.1마일(약 162.7km)을 스피드건에 찍었다. 현재 투수로 3승 1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 중인 오타니는 내달 1일 양키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금란 효과’를 또 한번 시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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