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김효주·고진영 뒤 이을 스타 황유민의 탄생 [김종석의 TNT타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4일 08시 17분


올림픽 대표 3명 배출 강민구배 정상 등극
54홀 14언더파 최저타 기록 세운 거물 여고생
한국 골프 ‘키다리 아저씨’ 유성CC

황유민이 강민구배 제45회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 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지난달 한국여자오픈에서 4언더파를 쳐 베스트 아마(전체 4위)를 차지한 황유민의 호쾌한 드라이버 티샷. 동아일보 DB
황유민이 강민구배 제45회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 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지난달 한국여자오픈에서 4언더파를 쳐 베스트 아마(전체 4위)를 차지한 황유민의 호쾌한 드라이버 티샷. 동아일보 DB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는 4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스타 탄생의 무대다. 세계 최강으로 떠오른 한국 여자골프 유망주들을 숱하게 배출했다.

역대 한국 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 정상에 오른 김세영, 김효주, 고진영(왼쪽사진부터). 동아일보 DB
역대 한국 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 정상에 오른 김세영, 김효주, 고진영(왼쪽사진부터). 동아일보 DB


●한국여자아마 우승=그린 톱스타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여자골프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선수 4명 가운데 3명이 이 대회 우승자 출신이다. 김세영은 세화여중 2학년 때인 2006년 역대 최연소 챔피언 기록인 만 13세 5개월 9일의 나이로 우승했다. 당시 김세영은 이보미, 유소연 등과 우승을 경쟁을 펼친 끝에 연장전에서 장수화를 꺾었다. 대회를 주최하는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중학교 시절부터 김세영은 ‘몰아치기’에 능했다. 위기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의 소유자였다”고 평가했다.

김효주는 2012년 정상에 오른 뒤 고교 시절부터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 이름을 날렸다. 2013년 우승 트로피를 안은 고진영은 국내 프로 무대를 평정한 뒤 LPGA투어에 진출해 세계 랭킹 1위로 장기집권했다. 도쿄올림픽 대표선수 4명 가운데 나머지 한 명인 박인비는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유학을 떠나 대회 출전 기회가 없었다.

올림픽 대표 외에도 역대 우승자의 면면은 화려하기만 하다. 원재숙, 정일미, 장정, 신지애, 백규정, 최혜진, 유해란…. 국내와 해외에서 이름을 날린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들이 많다.

2일 끝난 강민구배 제45회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 선수권에서 역대 54홀 최저타 기록으로 우승한 황유민. 시상은 대한골프협회 강형모 부회장이 맡았다. 대한골프협회 제공.
2일 끝난 강민구배 제45회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 선수권에서 역대 54홀 최저타 기록으로 우승한 황유민. 시상은 대한골프협회 강형모 부회장이 맡았다. 대한골프협회 제공.


●한국여자오픈 4언더파 4위 돌풍 주역
45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가 2일 대전 유성CC(파72)에서 끝난 가운데 이번에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황유민(18·신성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황유민은 3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쳐 2위 박아름을 2타차로 제쳤다. 3위는 10언더파를 기록한 이지현(서울컨벤션고).

황유민은 이로써 신지애(2005년)와 권서연(2017년)이 갖고 있던 대회 54홀 최저타 기록(203타)을 1타 넘어섰다.

한국여자오픈 베스트 아마로 뽑혀 상을 받은 황유민. 대한골프협회 제공
한국여자오픈 베스트 아마로 뽑혀 상을 받은 황유민. 대한골프협회 제공


황유민은 일찌감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국내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최대 규모의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1위이자 전체 4위를 차지해 프로 선배들을 놀라게 했다. 코스가 워낙 까다로워 프로 선수들도 힘들어했지만 황유민인 불과 9명에게만 허용한 언더파(-4) 스코어로 대회를 마쳤다.

황유민은 “꼭 우승하고 싶은 큰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너무 감격스럽다. 내년 아시아경기(항저우)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낸 뒤 프로에서도 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54홀 최저타를 칠 정도로 꾸준하고 일관된 기량을 지녔다”며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뛰어나 발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여자골프 대형 유망주로 떠오른 황유민. 동아일보 DB
한국여자골프 대형 유망주로 떠오른 황유민. 동아일보 DB


11세 때인 2014년 아버지를 따라 간 골프연습장에서 우연히 골프를 시작한 그는 근력과 유연성이 뛰어나 163cm의 크지 않은 체구에도 드라이버를 260야드 넘게 날린다.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김효주와 함께 훈련하며 실력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한다.

●골프 키다리 아저씨 역할 유성CC
1976년 창설된 이 대회는 2000년부터 유성CC 줄곧 열리고 있다. 2014년 타계한 유성CC 창립자인 강민구 명예회장은 생전에 박세리, 장정, 허미정 등 대전 지역 유망주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골프장을 개방해 꿈나무 육성과 지원에 정성을 다했다. 강은모 유성CC 대표는 이날 대한골프협회에 5000만 원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유성CC는 지난 17년간 약 9억원의 골프 발전 기금을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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