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굴욕’ 메시, 한풀이 기회가 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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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코파 4강서 콜롬비아 꺾어
연장 1-1 혈투 뒤 승부차기 환호… 11일 숙적 브라질과 운명의 결승전
네이마르와 대결 성사돼 관심 집중

2005년 18세에 국가대표로 데뷔해 16년 동안 메이저대회 우승 타이틀이 없는 ‘축구의 신’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지긋지긋한 무관 징크스를 지울 기회가 왔다. 아르헨티나는 7일 코파아메리카 4강에서 콜롬비아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승부차기에서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메시(왼쪽에서 세 번째)가 기뻐하며 동료들과 함께 골키퍼에게 달려가고 있다. 브라질리아=AP 뉴시스
2005년 18세에 국가대표로 데뷔해 16년 동안 메이저대회 우승 타이틀이 없는 ‘축구의 신’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지긋지긋한 무관 징크스를 지울 기회가 왔다. 아르헨티나는 7일 코파아메리카 4강에서 콜롬비아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승부차기에서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메시(왼쪽에서 세 번째)가 기뻐하며 동료들과 함께 골키퍼에게 달려가고 있다. 브라질리아=AP 뉴시스
지구촌 축구 최강 맞수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정상을 향한 마지막 외나무다리에서 맞붙게 됐다. 2021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결승이 바로 그 무대다.

아르헨티나는 7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콜롬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2016년 대회 이후 5년 만에 결승 진출이다. 아르헨티나는 1993년 우승한 뒤 무관에 그쳤다. 브라질은 2019년 우승에 이은 대회 2연패이자 통산 10번째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11일 오전 9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우승 트로피를 다툰다. 두 팀이 결승에서 만난 건 2007년 대회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브라질이 3-0으로 완승했다.

네이마르
팀도 팀이지만 개인기와 드리블 테크닉의 절대 고수인 브라질 네이마르(29·파리 생제르맹)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4)의 대결에 전 세계 축구팬의 시선이 집중된다. 똑같은 10번 배번을 달고 있는 두 선수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2013∼2014시즌부터 네 시즌간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MSN 트리오’로 불리며 유럽 축구를 평정했다. 그러나 11일 만큼은 함께 웃을 수 없게 됐다.

후반 3분 콜롬비아 프랑크 파브라의 태클에 왼쪽 발목이 찍혀 피로 물든 리오넬 메시의 스타킹. 브라질리아=AP 뉴시스
후반 3분 콜롬비아 프랑크 파브라의 태클에 왼쪽 발목이 찍혀 피로 물든 리오넬 메시의 스타킹. 브라질리아=AP 뉴시스
특히 월드컵과 코파아메리카 등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메시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의 축구 실력을 자랑하지만 월드컵 4회, 코파 아메리카 5회 출전 동안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콜롬비아와의 4강전에서 상대 태클에 발목이 찍혀 스타킹이 피로 물들었는데도 교체 사인을 벤치로 보내지 않았을 정도로 결승행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


A매치 150경기에서 76골을 넣은 메시에게는 ‘축구 황제’ 펠레가 갖고 있는 남미 선수 A매치 최다 골(77골) 기록도 시야에 들어와 있다. 메시는 결승 진출 확정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내가 속해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영광을 위해 가자”고 적었다. 메시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우승할 자격이 있다. 브라질과의 경기가 힘들겠지만 흥분된다”고 밝혔다. 6일 페루를 꺾고 결승에 선착해 “결승 상대가 아르헨티나였으면 좋겠다”고 했던 네이마르도 원하던 대결 성사에 기대를 내비쳤다. 네이마르 역시 브라질이 우승했던 직전 2019년 대회 때는 부상으로 출전을 못 한 아쉬움을 털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네이마르는 준결승까지 2골 3도움을 기록했고, 메시는 4골 5도움으로 이번 대회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이름값을 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이웃 나라지만 축구 스타일은 상당히 다르다. 브라질이 짧은 패스를 통한 조직력으로 상대 진영을 공략한다면, 아르헨티나는 움츠려 있다가 슈퍼스타의 발에서 시작되는 순간 역습으로 브라질을 상대했다.

공 점유율에서 확실하게 앞설 브라질은 메시의 한 방이 두렵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16강에서도 브라질은 시종 일관 경기를 주도하다 아르헨티나 ‘10번’ 마라도나의 휘젓는 단 한 번의 곡예 같은 드리블에 골(득점은 클라우디오 카니히아)을 내주고 0-1로 졌다.

#메시#한풀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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