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최고의 별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였지만, 가장 큰 관심을 끈 이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였다.
현지 언론을 통해 그의 이름을 딴 ‘쇼-케이스’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던 이번 올스타전에서 오타니는 자신의 존재감을 맘껏 드러냈다.
오타니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1 MLB 올스타전에 아메리칸리그 선발 투수 겸 1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 부문 팬투표 1위로 올스타 타자의 요건을 갖춘 오타니는 선수단 투표에서 올스타 투수로 뽑혔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시작된 이후 한 선수가 같은 해 투수와 타자로 동시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그 최고의 에이스에게 주어지는 선발 투수 역할까지 맡은 오타니는 1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타석에서는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야구 괴물들’도 쉽게 밟기 힘든 올스타전에서 투타 겸업이라는 역사를 쓴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오타니는 경기 후 “최고의 경험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플레이오프와 월드시리즈를 뛴 적이 없는데, 한 번 뛴다면 이를 넘어설 듯하다”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진 최고의 기억”이라고 좀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는 아메리칸리그의 5-2 승리로 막을 내렸다. 9명의 투수가 1이닝씩 아메리칸리그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1회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한 오타니에게 승리가 돌아갔다.
오타니는 “삼진을 노렸는데 역시 좋은 타자들이었다. 좋은 코스로 던져도 다 방망이에 걸렸다. 큰 공부가 됐다 ”고 말했다.
전날 숨 가빴던 홈런 레이스 후 곧장 ‘이도류’로 변신했던 오타니는 “조금 힘들었지만 조금이라고 재미있게 봐주셨다면 기쁠 것”이라면서 “삼진과 안타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후반기에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우수선수(MVP)는 솔로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린 게레로 주니어에게 돌아갔다. 만 22세의 게레로 주니어는 역대 최연소 MVP의 영예를 안았다. 올스타전 통산 200홈런이라는 기록도 게레로 주니어에게 돌아갔다.
게레로 주니어는 “(토론토 동료인)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와 조지 스프링어가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해 빨리 팀에 돌아가고 싶다”면서 “올스타전에 오기 전 그들에게 ‘MVP를 받겠다’고 약속했는데 두 선수는 나에게 ‘못 받으면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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