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OB축구회 회장(78)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축구 대표팀 선수 19명 중 막내였다. 그의 A매치 출전 기록(67회)에서 도쿄 올림픽은 가장 허탈했으면서도 도전정신을 강하게 일깨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후 절치부심했던 김 회장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아 세계 강호들과 명승부를 벌였다.
한국은 도쿄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당대 최고의 멤버들을 내세웠으나 체코에 1-6, 브라질에 0-4, 아랍공화국(이집트 선수 위주)에 0-10으로 졌다. 김 회장은 체코와 아랍공화국전에 뛰었다. 김 회장은 “처음 세계적인 축구팀과 붙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57년이 지나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축구를 보며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당시는 일본과의 국교가 정상화되기 전이었다. 북한도 최종예선을 통과하고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성적 비교에 대한 부담도 컸다. 본지는 당시 어수선한 상황에서 선수단이 1964년 10월 도쿄 올림픽 출국에 앞서 열린 대한체육회 결단식에서 찍은 사진을 입수했다.
사진에 나오는 선수단 중에서는 김 회장을 비롯해 김삼락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과 이우봉 씨, 체코전에서 한국의 유일한 득점을 올린 이이우 씨(캐나다 이민)를 빼고 모두 세상을 떠났다. 프로축구 성남의 전성기를 이끈 차경복 전 감독, 국가대표 골키퍼 2세대로 할렐루야 팀을 맡아 1983년 프로축구 원년 우승으로 이끈 함흥철 전 감독, 1960년 초대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에 오른 조윤옥 전 포항제철 감독 등은 고인이 돼 2021년의 도쿄 올림픽을 하늘에서 바라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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