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K팝 춤’ 따라하며 나도 엄청난 열정 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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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미국수영대표선발전 ‘치어업’ 화제 시에라 슈밋

6월 미국 올림픽 수영 국가대표 선발전 예선 경기에서 트와이스의 ‘라이키(Likey)’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시에라 슈밋. 시에라 슈밋 제공
6월 미국 올림픽 수영 국가대표 선발전 예선 경기에서 트와이스의 ‘라이키(Likey)’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시에라 슈밋. 시에라 슈밋 제공
미국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기 전 K팝 댄스로 몸을 푸는 모습이 미국 NBC방송에 생중계되면서 화제가 됐던 여자 수영선수 시에라 슈밋(23)의 영상이 올림픽을 맞아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미국 수영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자유형 1500m 예선 경기 전 웜업 시간에 헤드폰을 끼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슈밋의 모습이 TV 화면에 잡혔다. 누리꾼들은 단박에 헤드폰 속 노래가 케이팝 아이돌 트와이스의 ‘치어업(Cheer Up)’임을 알아차렸다. 영상 속 슈밋은 가사를 완벽하게 따라 부르는 입 모양에다 트와이스의 안무도 그대로 췄다.

이 영상이 화제가 되자 슈밋이 이전 다른 경기를 앞두고 트와이스의 ‘라이키(Likey)’ 춤을 추는 영상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슈밋의 경기 전 댄스 영상은 스티븐 콜베어가 진행하는 유명 토크쇼 ‘레이트 쇼’까지 진출했다.

슈밋은 25일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 곡을 ‘완성’하는 데 보통 2주가 걸린다고 밝혔다. 한국어를 모르는 슈밋은 먼저 가사의 의미를 조사한다. 뜻을 제대로 이해해야 동작의 의미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긍정적이고 스스로, 또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노래들을 좋아한다. 경기 전에 이런 노래를 들으면 더 힘이 나서 전력을 다할 수 있게 된다”며 “케이팝 스타들의 춤을 따라 출 때면 나도 그들의 엄청난 열정을 이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코치와 동료 선수들 모두 “미쳤다”며 경기 직전 춤에 심취한 그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제 모두 그의 경기 전 댄스에 익숙하다. 슈밋은 “춤을 정말 사랑한다. 출발 전 엄청 긴장하는데 춤을 추면 긴장이 풀리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슈밋은 아쉽게도 도쿄행 비행기에 오르진 못했다. 도쿄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었다면 어떤 춤을 출 생각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종목마다 다르다. 400m처럼 비교적 짧은 거리 때는 트와이스의 ‘예스 오어 예스(Yes or Yes)’를, 800m였다면 레드벨벳의 ‘빨간 맛(Red Flavor)’, 1500m였다면 블랙핑크의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를 췄을 것 같다. 요즘 꽂혀 있는 노래들”이라고 밝혔다. 걸그룹 춤만 추는 이유로는 “남자 그룹 춤은 미끄러운 수영장에서 추기엔 너무 위험해서 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갓세븐의 ‘딱 좋아(Just Right)’ 춤을 연습하긴 했는데 주로 수영장 들어가기 전에만 춘다”고 덧붙였다.

케이팝 팬이었던 친구가 트와이스의 ‘치어 업’을 추천해 그때부터 케이팝에 빠졌다는 슈밋은 “멤버들이 완벽하게 동선을 바꿔가며 춤을 추는 게 너무 멋져 보였다. 따라 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단 시작하고 나니 멈출 수 없어서 몇 년째 케이팝 춤을 추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팝 팬으로 화제가 된 것에 대해 그는 “보내주는 모든 응원에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특히 내가 응원하던 케이팝 커뮤니티에서 이번엔 반대로 나에게 응원을 보내주는 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케이팝에 관심이 많은 그는 최근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 전용 페이지 ‘디오리지널’을 통해 영문으로 소개된 ‘케이팝 시리즈’도 챙겨 봤다. 그는 “케이팝 스타로 빛날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돌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꿈을 좇아 스스로를 한계로 밀어붙이며 올림피안이 되려는 내 꿈과도 많이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k팝 댄스#시에라 슈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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