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경기장이 ‘전쟁터’ 같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상보다 심한 폭염에 선수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인데, 실제로 이날 트라이애슬론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 대부분은 바로 고통을 호소했고, 일부 선수는 구토까지 했다.
27일 미국 야후스포츠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일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날씨에 대해 거짓말을 했고, 선수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도쿄 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비판했다.
웨트젤은 “이날 더위를 피하기 위해 트라이애슬론 개막 시간을 오전 6시30분으로 옮겼지만 선수들이 지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며 “날씨 정보을 거짓으로 전한 일본은 모두에게 사과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라이애슬론이 시작된 시간 상대습도는 67.1%였고, 기온은 화씨 85도(섭씨 약29.4도)였다.
웨트젤은 일본이 올림픽 안내서에 나온 문구까지 비꼬았다. 웨트젤에 따르면 일본은 “온화하고 화창한 날씨가 지속되는 이 시기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이상적인 기후를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관련해 웨트젤은 “이게 이상적인 기후인가? 여기 7월의 도쿄에서?”라며 꼬집었다.
야후스포츠는 대회에 참가한 주요 선수들이 날씨에 불만을 표한 내용도 전했다. 러시아(ROC) 여자 테니스 국가대표로 대회에 참가한 아나스타시아 파블류첸코바는 24일 경기 후에 “(극도의 더위로) 나는 전혀 즐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세르비아 테니스 스타이자 남자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도 도쿄올림픽의 더위 대응에 뿔이 났다. 조코비치는 “극도의 더위와 습기 속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도쿄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 다들 예상하겠지만, 이곳에 와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얼마나 어려운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남자 단식 1회전을 습도 80%, 기온 34도의 무더위 속에서 치렀다. 경기 후 그는 “야간 경기 도입이 필요하다. 조명이 모든 코트에 준비돼있는데 왜 경기 시간을 조정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3일에는 양궁 여자 랭킹라운드 경기 중 스베틀라나 곰보에바(ROC)가 무더위에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
한편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월~9월 사이 일본에서 열사병으로 이송된 사람은 7만1000여명이었고, 이 중 118명이 사망했다. 작년 같은 시기에는 코로나19로 외출하는 사람이 적었음에도 6만5000명이 후송됐고 112명이 숨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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