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안산(20·광주여대)의 숏컷을 두고 페미니스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팬들은 안산이 도를 넘는 비방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한양궁협회에 보호를 요청했다.
29일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주세요’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머리카락이 짧다는 이유로 말도 안되는 비방을 하고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는 사람들에게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머리카락을 기르거나 자르는 것은 개인적인 선택이자 자유로운 권리다. 몰지각한 비난을 일삼는 사람들에게서 선수를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안산은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와 함께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크세니야 페로바·옐레나 오시포바·스페틀라나 곰보에바)를 6-0(55-54 56-53 54-51)으로 완파했다. 올림픽 사상 첫 9연패다. 24일 남녀 혼성단체전에서는 김제덕(경북일고)과 짝을 이뤄 금메달을 차지했다.
일부 남성 커뮤니티에서는 안산의 짧은 헤어스타일을 문제 삼았다. 숏컷, 여대 출신 등을 이유로 안산을 페미니스트로 규정하고 비난했다. 과거 안산이 인스타그램에 쓴 특정 표현을 지적하며 악플을 달았다.
SNS에서는 ‘안산 지킴이’ 릴레이가 확산하고 있다. ‘안산 선수를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쓰인 포스터를 만들어 공유했다. 대한양궁협회에 항의전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응원 메시지 쓰기 등을 독려했다. 대한양궁협회에 ‘선수를 사과하게 하지 말라’ ‘절대 반응해주지 말라’ ‘도를 넘는 비난에 대해 강경하게 선수를 보호하라’ 등도 요구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과거 자신의 짧은 머리 사진을 공유했다. “여성 정치인의 복장, 스포츠 선수의 헤어스타일이 논쟁거리가 될 때마다 당사자는 물론 지켜보는 여성들도 참 피곤할 것 같다”며 “저도 몇 년 동안 숏컷이었는데 요즘에는 기르고 있다. 그러고 싶어서다. ‘페미 같은’ 모습이라는 건 없다”고 적었다. “안 한 머리, 각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여성이 페미니스트”라며 “우리는 허락받지 않는다”고 했다.
탤런트 구혜선도 인스타그램에 숏컷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숏컷은 자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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